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클리블랜드 사운드’ 명성 지킨 지휘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별세

경향신문
원문보기

‘클리블랜드 사운드’ 명성 지킨 지휘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별세

서울흐림 / 7.0 °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세계적인 명성의 독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가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5세.

고인이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음악감독을 지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따르면 도흐나니는 지난 6일 독일 뮌헨에서 별세했다.

헝가리계 독일인인 도흐나니는 1929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헝가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도흐나니 에르뇌(1877~1960)가 그의 할아버지다. 아버지 한스 폰 도흐나니는 법률가였다. 유명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고인의 외삼촌이자 대부였다. 한스 폰 도흐나니는 1943년 히틀러 암살 시도에도 관여했던 레지스탕스였다. 한스 폰 도흐나니와 본회퍼는 나치에 체포돼 1945년 봄 처형됐다. 이 때문에 도흐나니는 나치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 대해 평생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도흐나니는 애초 뮌헨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나 뮌헨국립음대로 옮겨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던 할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다.

지휘자로서의 경력은 지휘자 게오르크 솔티가 있던 프랑크푸르트오페라의 부지휘자로 시작했다. 1957년에는 독일 뤼벡오페라 최연소 음악감독이 됐다.

도흐나니의 음악적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으로 재직했던 18년간(1984~2002년)이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는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 지휘자 조지 셸이 1946년부터 1970년까지 재임하며 칼날처럼 정교한 사운드와 집중력을 지닌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했으나 로린 마젤 재임기(1972~1980)에는 소리가 다소 거칠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흐나니는 셸이 조탁한 정교하고 투명한 ‘클리블랜드 사운드’를 되살려 클리블랜드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도흐나니는 과도한 감정을 지양하는 객관적인 해석을 추구했다. 멘델스존과 브람스 등 19세기 독일 작곡가들의 음악을 능란하게 지휘했고, 20세기 현대음악 연주에도 적극적이었다.

도흐나니는 클리블랜드 시절 셸의 명성에 가려진 측면이 있었지만 그 자신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2001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지 셸은 내게 커다란 빛이었다. 나도 오케스트라에 약간의 빛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 Review - Christoph von Dohnanyi in Cleveland
https://www.gramophone.co.uk/review/article/review-christoph-von-dohnanyi-in-cleveland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