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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서 "검찰개혁 논의해야"…檢수사관회의 요청

이데일리 성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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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서 "검찰개혁 논의해야"…檢수사관회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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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수사관 "수사하고 싶었지만 수사 못 해"
"검찰은 노조도, 협의회도 없어 미래 불투명"
[이데일리 성가현 수습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안 개정에 관해 검찰청 소속 수사관이 실명을 밝히며 검찰 구성원의 전국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검찰청 소속 김모 검찰수사관은 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글을 올리며 “대검찰청 운영지원과는 전국수사관회의를 열어 검찰 구성원들끼리 검찰 수사관들을 위한 논의를, 검찰 조직의 방향을 위한 논의를, 형사법체계에 대한 논의를 나누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수사관은 “8년간 근무하며 인사 때마다 수사부서를 지원했지만 한 번도 검사실에서 수사를 해본 적이 없다”며 “(훗날) 검사실에 갈 수 있겠지 생각하며 민원실에서 악성 민원인을 응대하고, 집행과에서 고액벌금·추징금을 집행하고, 악성 민원전화와 씨름하고, 수면장애와 추간판탈출증장애 질환을 얻으면서도 사무국 생활을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관들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닐 것이다”라면서도 “어떠한 마음으로 검찰청에 들어왔든, 근무하는 동안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구나’, ‘일어나서는 안 될 범죄들이 일어나는구나’, ‘우리 회사가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의 생각은 한번쯤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하지만 지난 주 금요일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님들이 두 명의 검찰수사관에게 하시는 질문을 보고 들으며 울고 싶었고 화가 나고 억울했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수사관은 “시키는대로, 규정대로 공무원으로서 열심히 일을 하여쓴데 왜 범죄자 취급을 당해야 하는가”라며 “(의원들은) 왜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고 검찰수사관을 범죄자로 전국민 앞에서 낙인을 찍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는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관련 검찰수사관을 소환했다. 수사관이 준비한 답변 참고 자료에서 욕설이 등장해 잠시 소란이 일고, 일부 의원은 수사관을 향해 “거짓말을 해댄다”며 추궁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2024년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도중 발견한 현금 1억6500만원 중 관봉권 5000만원의 띠지와 스티커가 분실됐다는 내용이다. 띠지와 스티커에는 지폐 검증 및 포장 날짜, 담당 직원 등이 적혀 있어 자금 추적 경로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 단서다.

또, “2021년 검수완박 사태 당시, 서울중앙지검 전국 수사관 회의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모여 올바른 검찰을 위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한 목소리를 낸 기억이 있다”며 “(검찰은) 노조도 없고, 직장협의회도 없어 검찰이 해체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말미에서 김 수사관은 “수사를 하고 싶어 수사관이 되었는데, 앞으로 수사를 할 수도 없이 8년간 소중히 여겨온 검찰 수사관이라는 직업을 빼앗겨야 한다”며 검찰 구성원 간의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