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 알력 다툼 표면화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의 싸움’ 해석도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의 싸움’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분야 최측근으로 불리는 스콧 배선트 재무장관./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미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최근 만찬 자리에서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 국장에서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며 몸싸움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정거 내부의 치열한 내부 권력 다툼이 이례적으로 공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3일 워싱턴 DC 조지타운에서 부유한 고위층을 대상으로 한 사교 클럽 ‘이그제큐티브 브랜치’의 첫 만찬이 열렸다. 이 클럽은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벤처투자기업 1789 캐피털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이 창립했고, 가입비만 약 7억원에 달한다. 이날 모임에는 션 더피 교통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 국장, 켈리 뢰플러 중소기업청장 등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팟캐스터이자 억만장자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기 직전인 칵테일 타임 때 베선트 장관과 펄티 국장이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베선트는 펄티가 트럼프에게 자신에 대해 험담을 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왜 나에 대해 대통령에게 말하고 다니느냐” “당신 얼굴에 주먹을 날리겠다”고 했다. 말릭이 중재에 나섰지만 베선트는 “나하고 저 사람 중 누가 여기서 나가야 할지 말해보라”면서 “둘 다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며 화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펄티도 지지 않고 펄티가 “뭘 하려고 밖에 나가겠다는 거냐? 이야기하겠다는 거냐?”고 하자 베선트는 “당신을 두들겨 패줄 거다”라고 말해 분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결국 말릭이 베선트를 클럽 내 다른 구역으로 데려가 진정시켰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베선트와 펄티는 테이블 반대편 끝에 앉으며 사건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 국장(왼쪽 끝). /AP 연합뉴스 |
베선트는 연방 정부의 재정·세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경제 분야 최고위 관료다. 펄티는 최근 미국의 양대 주택금융공사 격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 매각 과정을 주도했는데, 베선트는 펄티가 자신의 영역에 끼어들었다고 불쾌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베선트와 러트닉 상무장관 사이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은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고, 관세 정책을 두고도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러트닉과 친분이 깊은 펄티가 자신의 험담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듣자 베선트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앞서 4월 베선트는 당시 트럼프의 오른팔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도 인사 문제로 욕설하며 충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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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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