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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판부·사법개혁… 野 반대 쏟아냈지만, 李대통령 확답 안해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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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판부·사법개혁… 野 반대 쏟아냈지만, 李대통령 확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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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張대표 30분 단독 회동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여야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0분간 따로 만났고, 오찬 뒤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30분간 단독 회동했다.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한 건 취임 뒤 96일 만에 처음이다. 장 대표는 대통령에게 “큰 역할을 해 달라”며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는 특검 수사를 비롯해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여야 어느 한쪽 또는 특정 진영 이익을 위해 정치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야당 요구에 일일이 답하지는 않았다.

장 대표는 이날 “대통령과 정부가 특검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며 특검을 이용한 야당 탄압과 내란 몰이를 멈춰 달라고 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고 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의 검찰과 법원을 겨냥한 입법 강행을 ‘사법 파괴’로 규정하고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지금 특검 연장법이나 특별재판부 설치 이런 법안에 대해 과감하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더 센 3대 특검법’을 비롯해 대법관 증원 등의 사법 개혁,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반면 정청래 대표는 내란 세력 척결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주장하며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내란 종식에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종사자, 부화수행한 내란 세력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도 재의요구권 행사 요구에 대해 “그런 요구는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비공개 단독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돼 온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치가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고 답했다고 박성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표는 ‘검찰청 폐지’ 등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되지 않은, 특정 집단을 위한 조직 개편”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국민의힘은 전했다.

장 대표는 언행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미래 세대를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국민 눈높이에 미흡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최 후보자는 최근 청문회를 마치고 임명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장 대표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잇따라 단독 처리하면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청년 실업과 자영업자 폐업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공공 주도의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해서도 “소비자는 최신형 휴대폰을 갖고 싶은데 공중전화를 계속 늘리면 수요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오는 11일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그동안 강대강 대치를 이어 온 상황을 감안해 ‘협치’를 강조하는 언급이 많았다. 장 대표가 “특정 진영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 “야당과 머리를 맞대고 소통 창구도 계속 열어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야당이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한다. 그분들을 위해 정치해야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며 “야당 목소리를 최대한 듣도록 노력하겠다. 야당도 주요한 국가 기관”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쇼통’이 아니라면, 이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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