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일본 순방과 연쇄 정상회담으로 정상궤도에 오른 대미, 대일 관계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무더기 체포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한·미 관계의 돌출 변수가 됐다. 방일 당시 우의를 다졌던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협력 기조가 다져지던 한·일관계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8일 미 당국의 한국인 무더기 체포 사태 보고를 받은 뒤 “대처에 미비한 부분이 있는지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의 한·미 동맹 기조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대통령실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가진 불편한 감정이나 불안함, 불만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한·미 동맹을 견고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편치 않은 감정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7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의에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이번 사태가 외교 관계로 불똥이 튈까 한발 물러선 모양새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자·이민 단속 강화를 앞세우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조지아 공장 급습과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협상 후속조치, 동맹 현대화 등의 대미 현안에 돌출적인 사안이 추가되면서 이 대통령의 대미 외교는 더욱 ‘고차원 방정식’을 마주하게 됐다.
이시바 총리의 사퇴 표명으로 이 대통령의 ‘투 트랙’ 대일 외교 기조도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이 생겼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에 ‘반성’을 강조하며 한국과의 관계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시바 총리보다 보수색이 짙다.
이 대통령은 국내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고 일본과의 미래 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새로 선출되는 총리와 다시 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와 일정 정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구해온 ‘과거를 직시하되 협력하며 미래로 나아가자’는 원칙론이 유동적인 환경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번달 말 유엔총회에 시선이 쏠린다. 통상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다시 한번 검증대에 오르게 된다. 다만 차기 일본 총리 결정이 다음 달로 넘어가면서 이시바 총리가 참석할 여지가 있지만 외교 동력은 약화한 상태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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