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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악수하려고 마늘·쑥 먹어” 鄭 “대통령은 하모니메이커”

조선일보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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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악수하려고 마늘·쑥 먹어” 鄭 “대통령은 하모니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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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78일 만 여야 지도부와 회동
李 “野도 주요 국가기관”
장동혁 “국민은 특검아닌 대통령 원한다”
정청래 “비상계엄 책임세력, 진정 어린 사과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국가 전체의 이익에 관한 사안에서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죽이는 정치를 그만하고 모두가 함께 사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악수를 했다.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첫 악수다. 정 대표 취임 37일이고 장 대표 취임 이후 13일 만이다. 그간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악수를 거부해왔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 대표를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고 “저도 야당 대표를 했다”며 “정치라고 하는 게 어쩔 수 없이 지지 계층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야당도 중요한 국가 기관”이라면서 “서로 용인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찾아내고 공통 공약은 과감하게 같이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언급하는 도중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다투되 국민,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야가 국민들이 보시기에 너무 과하게 부딪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특정한 이익을 위해 하는지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에게 “여당이신데 더 많이 가지셨으니 좀 더 많이 내어주시면 좋겠다”는 조언도 건넸다. 정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오찬 회동에선 장 대표에게 먼저 발언권을 주며 야당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 대표가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다”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기 위해 마늘과 쑥을 100일 동안 먹었다는 단군신화를 인용해,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하고 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또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며 “지금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지금 국민은 특검이 아니라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하셔야 된다”며 “거부권은 야당의 입법만을 막기 위한 무기는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이런 법안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특정 진영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를 끝내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대통령이 지금 그런 균형추의 역할을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대통령께서 여야 대통령과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정부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중요한 국면에 대통령께서 이렇게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특히 장동혁 대표님과 악수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며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이 대한민국도 적어도 내란과 외환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 우리 제도권 정당은 이런 내란 종식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검 연장법이나 특별 재판부 추진에 대해서는 물러설 뜻이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어 “국정은 개혁과 민생 두 개의 수레바퀴로 조화롭게 굴러가야 한다”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도 제시하고 좋은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국민의 개혁에 대한 열망을 국회가 받아 안아야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모인 것은 지난 6월 22일 이후로는 78일 만이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오찬을 마치고선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이어갔다. 이날 회동에는 민주당에서 정 대표를 비롯해 박수현 수석대변인, 한민수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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