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말까지 무비자 시행
중국인 매출 비중 높은 면세·백화점 기대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간편결제 확대
K-쇼핑 명소·편의점 등 관광객 유치 경쟁
중국인 매출 비중 높은 면세·백화점 기대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간편결제 확대
K-쇼핑 명소·편의점 등 관광객 유치 경쟁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 무비자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큰손’으로 불리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오면 면세점, 백화점은 물론 식음료·숙박업계까지 수혜가 예상된다.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오는 29일부터 무비자로 최대 15일 동안 대한민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국무조정실은 7일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비자 면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황금 고객 돌아온다”…면세점·백화점 기대감 고조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3인 이상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최대 15일(제주특별차지도는 30일) 동안 비자 없이 한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무비자 입국 시행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외국인 관광객 추이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2016년 807만명에서 사드사태·코로나19 이후 지난해 460만명까지 줄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관광객들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중국인 여행객 증가 기대감에 가장 바쁜 곳은 면세업계다. 중국인 관광객은 과거 한국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핵심 고객이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전체 면세점 매출 중 중국인의 비중은 70%를 웃돌았다. 당시 ‘큰손 유커’ 한 명이 매장에서 쏟아붓는 금액은 평균 수백만원에 달했다.
무비자 시행을 앞두고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중국 우상그룹과 왕푸징그룹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롯데·신라면세점 역시 중국국영면세점그룹의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과 접촉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온다면 명품 매장뿐 아니라 화장품·리빙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매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잠실·강남권 점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소비자 맞춘 결제 인프라 확대
알리페이플러스(Alipay+) 사용하는 모습. [사진 = 알리페이] |
유커 소비는 쇼핑에만 그치지 않는다. 단체관광객은 외식·숙박 수요도 동시에 발생시킨다. 이에 따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알리페이와 손잡고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전국 매장에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9월 18일부터 알리페이 결제를 정식 지원하며, 글로벌 캠페인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지난해 5월 알리페이를 도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위챗페이까지 적용했다. 현재 전국 2050여 개 매장에서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은련카드)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가맹점주 요청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전국 1000여 개 매장에서 해당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은 결제 편의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간편결제 도입이 매출 회복과 고객 만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글로벌 캠페인과 연계해 유커 유치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들러야해”…K-쇼핑 성지도 수혜 예상
서울 시내 올리브영 매장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특히 ‘올다무’(CJ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는 K-쇼핑 명소들이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6.4%였으며, 무신사는 7월 기준 외국인 거래액 중 27%가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다이소 역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결제액이 50% 이상 늘었다.
편의점 업계도 K컬처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비하고 있다.
GS25는 글로벌 한글 게임북 ‘야호’와 협업해 편의점 활용법, 인기 상품 순위, 아티스트가 좋아하는 간식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K편의점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방문이 많은 점포를 중심으로 태극기, 마패, 상평통보 등 한국을 상징하는 콘텐츠를 적용한 열쇠고리, 보조배터리 등 관광객 대상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만큼 폭발적인 ‘싹쓸이 쇼핑’은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중국 관광객 친화 서비스를 다시 구축한다면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며 “무비자 시행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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