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장면과 대사를 차용, 군 병력을 동원해 시카고시를 상대로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합성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는 베트남전의 잔혹성을 고발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79년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아포칼립스 나우)과 시카고(Chicago)의 합성어로 보인다. 사진에는 검은색 기병대 모자와 군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 뒤로 화염이 일고 헬기 편대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 속 주인공 킬고어 중령이 공중 강습 뒤 베트남 해변에서 대원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사진 속 배경은 베트남 해변에서 시카고 스카이라인으로 변경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합성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는 베트남전의 잔혹성을 고발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79년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아포칼립스 나우)과 시카고(Chicago)의 합성어로 보인다. 사진에는 검은색 기병대 모자와 군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 뒤로 화염이 일고 헬기 편대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 속 주인공 킬고어 중령이 공중 강습 뒤 베트남 해변에서 대원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사진 속 배경은 베트남 해변에서 시카고 스카이라인으로 변경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진을 공유하면서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I love the smell of deportations in the morning)고 썼다. 원래 장면 속 킬고어 중령의 대사 “나는 아침의 네이팜 냄새를 사랑한다”(I love the smell of napalm in the morning)를 차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 지옥의 묵시록 장면. /유튜브 |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는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베트남전에 빗대 시카고 군 투입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은 반발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한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정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스트롱맨이 아니라 겁에 질린 자”라며 “일리노이주는 독재자가 되려는 이에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우리나라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다”라며 “그러나 현실은 그가 우리 도시를 점령하고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시카고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관계자가 장관실 명패를 변경해 부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이런 지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와)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주 방위군 병력을 투입해 이민자 단속 및 범죄 척결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트루스소셜에 “시카고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며 “프리츠커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자신이 그걸 모른다. 내가 범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당시 프리츠커 주지사가 “대통령의 황당한 묘사는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재차 군 투입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는 민주당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지대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통한다. 프리츠커 주지사와 존슨 시카고 시장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특히 프리츠커 주지사는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 ‘잠룡’으로 거론된다.
[박선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