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베네치아 수상 불발…박찬욱 "이미 큰 상 받은 기분"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박찬욱 감독 "관객 반응이 좋아 이미 큰 상 받은 기분"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에 초청 된 신작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이 베니스의 부름을 받은 건 세 번째다. 〈사진=AP·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올해(제82회) 베네치아 영화제 수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는 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습니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미국 독립 영화계의 전설 짐 자무시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에 돌아갔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한 3부작 이야기입니다.

자무시 감독은 시상식에 오르자마자 "말도 안 돼!"라고 외치며 놀라움과 기쁨을 짤막하게 전했습니다. 이어 "늘 새롭게 배우는 입장으로,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두렵다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말에 동감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등상인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은 튀니지 감독 카우더 벤 하니아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 가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1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가자 지구 6살 소녀 힌드 라잡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번 영화제 시사에서 '23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 은사자상 감독상은 미국 감독 베니 사프디의 '스매싱 머신'이 수상했습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25년을 일한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은 회사원이 삶을 지키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난달 현지서 첫 공개 뒤, 9분의 기립박수와 각종 호평이 이어지면서 황금사자상 수상 기대감을 높였지만 아쉽게도 심사위원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네치아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건 13년 만이었습니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에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습니다. 박 감독은 폐막식 직후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양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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