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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애플과 영화 ‘그녀Her’ 그린 그 남자…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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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애플과 영화 ‘그녀Her’ 그린 그 남자…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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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부터 나이키, 에르메스, 펩시, 반스 등 글로벌 광고뿐 아니라, 영화 ‘그녀’, ‘존 말코비치 되기’까지 전 세계가 사랑한 그래픽을 그린 제프 맥페트리지의 작업 세계를 들여다보는 영화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술과 마약, 분노에 찌든 ‘고통받는 예술가’가 아닌 차분하고 긍정적인 예술가이자 마라톤 선수, 아버지로서의 모습이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영화사진진)

(사진 ㈜영화사진진)


“모든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내는 아티스트”(- 영화 ‘그녀(Her)’ 스파이크 존즈 감독) “그의 드로잉은 무언가 색다르다”(- 영화 ‘처녀 자살 소동’,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소피아 코폴라 감독) 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는 제프 맥페트리지의 오랜 팬인 댄 코버트 감독이 그에 대한 2분짜리 영상을 의뢰받은 것에서 시작, 몇 년간 그의 일상을 쫓으며 만든 장편 다큐멘터리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로고, 「뉴스위크(Newsweek)ⓒ」 표지 등을 만들었던 댄 코버트 감독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홍보 캠페인과 광고를 제작해 온 공력을 이번 영화에서 마음껏 발휘한다.

중국-캐나다 혼혈 가정에서 태어난 제프 맥트리지는 유년 시절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클럽에 합류했고, 그래픽 작업을 맡으며 디자인을 접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에르메스 켈리백, 나이키 SB 블레이저, 반스 볼트 시리즈, 파타고니아 티셔츠 등뿐 아니라 캐나다 리옹역, 미국 웨스트체스터역 등의 공간 그래픽과 잡지, 뮤직비디오, 영화 그래픽도 작업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처녀 자살 소동’의 타이틀 디자인을 시작으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존 말코비치 되기’와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타이틀 및 마케팅 자료도 만들었는데, 특히 ‘그녀’에서는 타이틀 디자인과 미래 도시의 공간 그래픽은 물론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AI 캐릭터 ‘사만다’의 인터페이스까지 만들어낸다.

(사진 ㈜영화사진진)

(사진 ㈜영화사진진)


영화는 유년기 홈 비디오, 스케치북, 필름 사진 등의 아카이브부터 가까운 지인들의 인터뷰까지 풍성하게 활용하며 디자인을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제프 맥페트리지의 스타일과 취미를 보여주는 것에서 출발해 미공개 작품과 작업 히스토리, 가족과의 기억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마치 일기장을 읽듯이 그 창작의 뿌리를 쫓는다.

클래식한 연필 드로잉부터 선명한 색감의 그래픽 작업까지, 직관적이고 세련된 비주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그의 다양한 작품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나면, 우리가 미디어에서 자주 접했던 그의 작품이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만들어졌는지, 그 인간적인 면모까지 한층 가깝게 다가오게 된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일상의 유쾌함을 디자인하는 과정 등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우리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한번쯤 묻게 만든다. 어둡고 불안해 보이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신진 예술가들, 권태로움에 잠긴 중견 아티스트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영화다. 러닝타임 80분.

(사진 ㈜영화사진진)

(사진 ㈜영화사진진)


[ 최재민 사진 ㈜영화사진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6호(25.09.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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