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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숨어 있던 100년 전 서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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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숨어 있던 100년 전 서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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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김상엽 '경성풍경'


1936년 발행된 경성의 모습을 묘사한 지도 '대경성부대관'. 혜화1117 제공

1936년 발행된 경성의 모습을 묘사한 지도 '대경성부대관'. 혜화1117 제공


1930년대 조선은 '만주 특수'가 불어닥친 '황금광시대'였다. 제국주의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고 조선총독부가 산금정책을 시행하면서 한반도에 금광 개발 열풍이 불었다. 자본가들은 낙관에 가득 찼고 식민지의 지식인과 민중은 암울한 공포에 짓눌렸다. 당시 서울, 즉 경성은 일본에는 대륙 진출의 전초기지이자 교통의 요지였고 조선인들에게는 역사의 흔적과 문화를 기억해야 할 장소였다.

미술사학자 김상엽이 1930년대 발행된 2개의 지도를 바탕으로 당대 경성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책을 7년간의 작업 끝에 내놨다. 1936년 발행된 파노라마 지도 '대경성부대관' 속 경성 전역을 78개 권역으로 나누고, 1933년에 나온 '경성정밀지도'와 대조해 공공시설과 상점, 여관 등 각종 건물과 장소의 위치를 표시했다.

동쪽의 동대문 밖 창신·숭인동에서 서쪽의 마포까지, 남쪽 용산에서 북쪽 인왕산과 홍제동에 이르기까지, 현재도 남아 있는 거리의 사진과 이미지를 일일이 덧붙여 경성이라는 거대 도시가 실제 어떤 모습이었는지 소개하고자 했다. 오늘날 지명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현재 서울 지도가 담긴 애플리케이션(앱)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책은 한국 민족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최초의 미술기획자 오봉빈(1893~?)이 운영한 조선미술관, 소공동 조선호텔 부근에 있다고만 알려졌던 모더니스트의 아지트 '낙랑파라' 등 기존에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던 시설의 위치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1930년대 경성과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성풍경·김상엽 지음·혜화1117 발행·1080쪽·10만원

경성풍경·김상엽 지음·혜화1117 발행·1080쪽·10만원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