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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한 눈에 송곳니 이식하자 “기적 일어났다”…시력 되찾은 75세 여성

조선일보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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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한 눈에 송곳니 이식하자 “기적 일어났다”…시력 되찾은 75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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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안구 각막이식술(Osteo-Odonto-Keratoprosthesis·OOKP)'을 받은 뒤 시력을 회복한 게일 레인(75)./프로비던스 헬스케어

'치아-안구 각막이식술(Osteo-Odonto-Keratoprosthesis·OOKP)'을 받은 뒤 시력을 회복한 게일 레인(75)./프로비던스 헬스케어


10년 전 실명 판정을 받았던 캐나다의 한 여성이 치아 이식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았다.

캐나다 매체 밴쿠버선 보도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게일 레인(75)은 올해 2월과 5월 밴쿠버 마운트세인트조셉병원에서 ‘치아-안구 각막이식술(Osteo-Odonto-Keratoprosthesis·OOKP)’을 받았다.

레인은 10년 전 약물 부작용으로 각막이 손상돼 실명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이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했다.

수술 후 초기에는 빛만 구분할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 색을 식별하고, 사물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제 밖에 나가서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나무들의 나뭇잎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며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했다.

‘눈에 이식하는 치아 수술’로도 불리는 이 수술은 1960년대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고난도 수술법으로, 일반 각막 이식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에게 최후의 치료 수단으로 시행된다. 수술 과정이 워낙 복잡해 전 세계적으로도 시행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은 크게 치아 채취 및 생장과 안구 이식 등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환자의 송곳니와 턱뼈 일부를 채취해 다듬은 뒤, 여기에 인공 각막을 삽입해 ‘치아-광학 복합체’를 제작한다. 이를 다시 환자의 뺨 속에 이식해 약 3개월간 혈관과 결합 조직이 자라도록 한다. 이후 손상된 각막과 홍채, 수정체를 제거한 안구에 치아를 이식한다.

OOKP 수술을 받은 환자의 시력 유지율은 94%로 27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레인의 수술을 집도한 그렉 몰로니 박사는 “복잡하고 이례적인 수술이지만 본질적으로 각막을 대체하는 방법”이라며 “레인은 이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고령에 속하는 편임에도 기대 이상의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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