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 이후 한 달 넘게 3100포인트 박스에 갇혀
대주주 양도세 강화와 쪼그라든 배당과세 혜택에 실망
8월 여야 배당 분리과세 확대안 쏟아져, 국회 논의 주목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가 지난 7월말 고점을 찍고 한 달 넘도록 박스권에 갇혀 있다. 공교롭게도 새정부가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급락했고, 이후 제대로 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여파와 금리 동결, 기업들의 실적부진 등 대내외 여건의 변화도 있었지만, 시장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세제개편안이 코스피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법개정 등 정권 출범 전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는 크게 다른 방향의 개편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의 예상에 없던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와 함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혜택이 기대보다 크게 쪼그라든 것이 그 중심에 있다.
대주주 양도세 강화와 쪼그라든 배당과세 혜택에 실망
8월 여야 배당 분리과세 확대안 쏟아져, 국회 논의 주목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가 지난 7월말 고점을 찍고 한 달 넘도록 박스권에 갇혀 있다. 공교롭게도 새정부가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급락했고, 이후 제대로 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여파와 금리 동결, 기업들의 실적부진 등 대내외 여건의 변화도 있었지만, 시장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세제개편안이 코스피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법개정 등 정권 출범 전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는 크게 다른 방향의 개편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의 예상에 없던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와 함께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혜택이 기대보다 크게 쪼그라든 것이 그 중심에 있다.
지난 8월 1일 코스피가 장중 3,150대로 밀려난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코스피 연고점 찍은 날 발표된 세제개편안, 그리고 '폭락'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가 예정됐던 지난 7월 31일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었고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소식과 함께 연고점인 3288.26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5시 발표예정이던 정부 세법개정안 내용이 시장에 미리 돌기 시작했고, 차익실현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을 멈추고 7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대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였다. 국내 상장주식 양도세는 대주주인 경우에만 부담하는데, 대주주의 기준을 주식 보유액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크게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기획재정부는 대주주에 대한 과도한 감세를 원복시킨다는 근거를 들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외형상 일반 투자자들과 직접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배당을 결정하는 대주주의 양도세 부담을 크게 올리면서 대주주에게 배당보다는 주식 처분을 유도하고, 결국 일반주주의 배당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양도세 부담에 대주주들이 연말에 손익통산을 위한 매도물량을 쏟아내고, 이것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으로 쏠린 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그와 반대되는 정책이 나오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그나마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방안이 세제개편안에 포함됐지만, 이마저도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정부는 2000만원이 넘는 배당소득도 분리과세 하되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35% 세율로 과세하는 안을 내놨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안보다 10%포인트 높은 세율이다. 정부는 또 배당성향 40% 이상인 상장사, 또는 배당성향 20% 이상과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배당이 늘어난 상장사에서 배당을 받는 경우에만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한 요건도 달았다.
마찬가지로 이소영 의원안의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사라는 요건보다 강화해 그 대상을 크게 좁혔다.
이런 내용 발표가 나오자 코스피는 당장 다음날인 8월 1일 3.88% 급락했다. 코스피가 3%포인트 넘게 하락한 건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부과를 발표했던 이른바 블랙먼데이 다음날인 지난 4월 7일(-5.57%) 이후 처음이었다.
여당에서도 쏟아진 반발, 공은 9월 국회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불만은 여당 내에서도 터져 나왔다.
이소영 의원은 세제개편 발표 직후 자신의 SNS에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원을 넘는 시대에 10억원 보유를 대주주로 간주하는 것이 상식적이냐"며 "정책방향이 시장 심리를 왜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여론 악화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대주주 기준 상향 가능성 검토"를 밝혔고,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세제개편 발표 열흘 뒤인 8월 11일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으로 유지하는 것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기대에 못미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대상도 더 확대하는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앞서 지난 4월 이소영 의원이 최고세율 25%안을 발의한데 이어 같은 당 김현정 의원은 최고세율을 25%로 하되, 2000만원 이하의 배당소득은 지금보다 5%포인트 더 낮은 9%로 하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달 19일 발의했다.
여당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 야당도 입법공세를 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주인 지난달 8일에 2000만원 이하 배당소득에는 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내 놨고,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은 이소영 의원안과 같이 최고세율을 25%로 제한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을 내 놨다.
정부 세제개편안의 최종 결론은 결국 가을 정기국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대주주 기준은 법령 개정사항이 아닌 시행령 개정사안이어서 당정 협의로 풀어가야 한다. 여당이 당론을 정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선 여전히 심사숙고중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통상 세법개정은 7월에 발표된 정부안에 의원들의 개별 입법안이 녹아들어가는 구조여서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국회 세법 개정 논의 중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라며 "만약 최고세율이 정부안대로 35%로 확정되면 시장의 실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대로 30% 이하로 결정되면 증시에 긍정적 재료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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