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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젤렌스키는 행정부 수반 대행…모스크바 오면 회담 가능”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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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젤렌스키는 행정부 수반 대행…모스크바 오면 회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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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대가로 우크라 안전보장 논의 안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참석 뒤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참석 뒤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나와 회담할 준비가 됐다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3박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는 기자회견을 통해 “젤렌스키와 회담은 가능하다. 그가 마침내 준비된다면 그가 모스크바에 오게 하라. 그럼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답변 과정에서 젤렌스키를 ‘우크라이나의 행정부 수반 대행’이라고 격하해 지칭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끝났는데도 계엄을 이유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행정부 수반 대행과 조심스럽게 회의를 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다만 회담이 잘 준비돼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에서 “푸틴은 고의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며 모두를 농락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바티칸, 스위스, 걸프 국가 3곳 등 최소 7국이 회담 개최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젤렌스키는 이런 회담에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계엄이 해제되면 즉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든 국가는 스스로 안전보장을 선택할 수 있으나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영토를 대가로 우크라이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은 제기된 적이 없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영토를 넘겨주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푸틴은 또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일을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때까지 전쟁을 끝까지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전선 전반에서 전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공세 능력이 없어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푸틴은 트럼프가 최근 푸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반미 작당 모의’를 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유머를 반영한 발언으로 본다”며 “나는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자신을 ‘전범’으로 지칭한 데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라며 “서방이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부추긴 것이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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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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