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대통령이 뉴욕시장 선거 매우 걱정해”
뉴욕타임스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의 후보직 사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AP 연합뉴스 |
오는 11월 미국 뉴욕 시장 선거를 앞두고 급진 좌파 성향의 조란 맘다니(민주당) 뉴욕주 하원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판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연방이나 지방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며 힘을 실어주곤 하지만 이번엔 측근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검토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측 고문들은 (무소속 후보로 나선)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경우 그에게 연방 정부 직책을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또 다른 후보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맘다니는 이길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트럼프 측과 애덤스가 ‘여러 방향으로’ 계속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NYT는 “트럼프 측은 공화당 후보로 나선 커티스 슬리와 가디언 엔젤스 창립자에게도 행정부 내에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에는 트럼프가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관망하던 자세를 바꾸고 쿠오모를 만나 선거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후 쿠오모는 “대통령과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현재 뉴욕시장 선거는 4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공공 주택 임대료 인상을 막고 시(市) 소유 식료품점을 운영하겠다는 급진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맘다니가 약 40%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두로 앞서나가는 가운데 쿠오모, 슬리와, 애덤스가 뒤를 쫓고 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3, 4위인 슬리와와 애덤스에게 연방 정부 자리를 주면서 후보직을 사퇴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쿠오모를 단일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의 측근이자 억만장자 석유 재벌 존 카치마티디스는 NYT에 “지난 주말 대통령과 뉴욕시장 선거에 대해 이야기했고 며칠 안에 선거 구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대통령은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시장 공화당 후보인 커트 슬리와 가디언 엔젤스 창립자./AP 연합뉴스 |
뉴욕에서는 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맘다니가 여전히 인기를 얻으며 그의 당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자칭 ‘민주사회주의자’인 맘다니가 당선될 경우 뉴욕 내 자산가들이 부유세 등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NYT는 “트럼프는 2019년 거주지를 플로리다로 옮겼지만 여전히 뉴욕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일부 부유한 뉴욕 시민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측근들을 통해 시장 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지만, 실제 쿠오모로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애덤스와 슬리와 모두 현재까지는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애덤스는 지난 1일 플로리다로 여행을 갔다 온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애덤스는 “정치권 인사들과 만났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