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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요국, 이달 유엔총회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발표…미국과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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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요국, 이달 유엔총회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발표…미국과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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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국·캐나다·호주 이어 벨기에도 ‘뉴욕 선언’ 서명국 동참
미국의 팔레스타인인 방문 비자 취소에 마크롱 등 “용납할 수 없어”
이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프랑스·영국 등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선언한 서방 주요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맹방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벨기에는 2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막심 파레보 벨기에 외교장관은 엑스에 “‘두 국가 해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인정하는 ‘뉴욕 선언’ 서명국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월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캐나다·영국·호주에 이어 벨기에도 동참한 것이다.

프랑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두 국가 해법에 관한 국제회의를 공동 주최하는 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뉴욕 선언은 프랑스와 사우디가 지난 7월 말 공동 개최한 회의에서 도출된 것으로, 아랍연맹 22개국과 유럽연합(EU), 영국·캐나다·이탈리아 등 17개국이 참여했다.

뉴욕 선언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장 해제하고 권력을 이양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서안·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영토 전역을 통치한다는 내용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을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 국무부는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을 비롯한 PA 인사들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PA 관계자 80명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했고, 곧이어 팔레스타인 여권 소지자들의 방문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 엑스에 “이러한 미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조치를 철회하고 팔레스타인의 대표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이날 미국의 팔레스타인 대표단 비자 취소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오직 이스라엘만 기쁘게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학살과 잔혹함에 대해 ‘중단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전통적으로 지지해오던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폐기하는 분위기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지난 6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미국의 정책 목표로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 국가 해법을 전면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1993년 ‘오슬로 협정’에 기반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독립된 주권 국가로 공존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세우고 가자와 서안을 연결하는 통로를 이스라엘에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상징적 의미와 함께 이스라엘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국제위기그룹 유엔 담당 이사 리처드 고완은 “단기적으로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유엔에서 논의되는 두 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여전히 외교적 해법이 존재한다는 정치적 지평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48개국(바티칸 포함)이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 서방 주요국, 한국·일본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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