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사법농단’ 양승태 2심, 11월 선고···최후변론서 “검찰, 흑을 백이라고 해”

경향신문
원문보기

‘사법농단’ 양승태 2심, 11월 선고···최후변론서 “검찰, 흑을 백이라고 해”

서울맑음 / -3.9 °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11일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성동훈 기자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11일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성동훈 기자


사법부를 흔들고 법치 시스템에 큰 불신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은 ‘사법농단 의혹’ 당사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11월26일 나온다. 2019년 2월 기소 후 무려 2480일 만이다. 1심 법원으로부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항소심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는 3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사법농단 사건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재직한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부 조직 이익을 위해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고 전 대법관 등과 사법행정권을 남용하고 법관 독립을 침해했다는 의혹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법관 비위를 축소·은폐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전직 대법원장이 직무와 관련해 형사재판에 넘겨진 건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첫 의혹 제기 이후 2018년 4월 대법원 내부의 자체 진상조사로 해결되지 않자 수사팀이 꾸려졌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휘했다. 수사팀장은 중앙지검 3차장검사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맡았었다.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법정에서 직접 증언하면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1월 기소 5년 만에 나온 1심 결론은 ‘전부 무죄’였다. 1심 재판부는 법원행정처에서 일부 재판 개입과 법관 독립 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애초에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기에 ‘남용’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권한 자체가 이들에겐 없다는 논리다.

당시 재판부는 무려 3160쪽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이들의 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대법원장으로서 법관 지휘와 감독 등 사법행정 사무에 일반적인 직무권한이 있다면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들 범행의 공모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의 위법·부당한 재판 개입과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가 있었고, 법관 독립 침해 행위가 있었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지시한 건 아니라고 했다.


이날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양 전 대법관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심에서 사실관계가 파편화되고 고립된 채로 법률적 평가를 받게 돼 잘못된 선고에 이르게 됐다”며 “1심은 피고인의 공모관계 등을 유독 엄격하게 판단했다. 원심에 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고 전 대법관에겐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구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종 진술에서 “검찰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극도의 왜곡과 과장, 견강부회식 억지로 진실을 가리고 대중을 현혹했다”며 항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항소이유서에 자신을 ‘법꾸라지’ 등으로 표현한 데 대해 “근거 없이 재판부를 원색적으로 공격하고 폄훼하는 언사를 쓰는 것은 품위를 잃은 행동이다. 법률가가 작성한 문서인지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며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검찰은 흑을 백이라고 강조하면서 항소를 제기하고 모욕까지 가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법관 역시 “공소사실은 하나같이 황당무계한 법리 구성이고, 증거라고 내놓은 것도 억지스럽기 그지없다”며 “사법부 압박이자 정치검찰의 법원에 대한 한풀이이고, 검찰권 남용”이라고 했다. 고 전 대법권은 “경위가 어쨌든 법원행정처장 재직 시절에 한 일로 재판받는 것 자체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실관계와 법리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 ‘사법농단’ 양승태 항소심 시작···쟁점은 1심 무죄였던 ‘직권남용죄’
https://www.khan.co.kr/article/202409111659001



☞ [양승태 ‘사법농단 무죄’] 재판 개입 인정하고도 ‘대법원장은 몰랐다’고 판단한 법원
https://www.khan.co.kr/article/202401282057005



☞ 잊혀진 ‘세기의 재판’···‘법관들만의 리그’였던 사법농단 1심 선고
https://www.khan.co.kr/article/202401261930001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