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출신 유튜버 슈카월드(전석재)가 소금빵을 990원에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자, 자영업계에서는 "졸지에 비싼 값에 빵을 파는 사람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캡처 |
한국의 빵값이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가장 비싼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빵이 비싸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3일 글로벌 생활비 통계 사이트 '눔베오(Numbeo)'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한국의 식빵(500g) 평균 가격은 2.98달러(약 4150원)로 조사 대상 127개국 가운데 10위를 기록했다. 빵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이슬란드로 4.39달러였다. 스위스(3.80달러)와 미국(3.65달러)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코스타리카, 오스트리아, 스웨덴 순이었다. 상위 10개국 모두 서양권 국가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한국이 1위를 차지해 54위에 머무른 일본(1.51달러)보다 두배 비쌌다. 이어 싱가포르가 21위(2.42달러), 홍콩 28위(2.26달러), 중국 43위(1.66달러) 순이다.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금빵은 일반 베이커리에서 3000~4000원 후반대에 팔리고 있다. 소금빵의 원조인 일본 베이커리 '팡 메종'에서는 현재 소금빵을 개당 120엔(약 1128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빵이 정작 현지보다 4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빵값 인상폭도 가파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55로 기준 연도인 2020년(100) 대비 38.5% 상승했다. 같은 달 가공식품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1% 오른 동안 빵 가격은 6.4% 올랐다.
최근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불을 지핀 건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를 운영하는 유튜버 슈카(전석재)다. 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연 'ETF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ETF베이커리는 치솟는 빵값을 잡겠다며 소금빵과 플레인 베이글, 바게트 등을 990원, 식빵은 1990원이라는 파격가에 상품을 내놨다. 소비자들은 환호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졸지에 비싼 값에 빵을 파는 사람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내 빵값이 비싼 이유는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치열한 시장 경쟁 구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공정위는 보고서에서 일본과 한국 빵 시장을 비교하며 일본은 식사용 빵 수요가 높은 데 비해 한국은 디저트형 소비가 중심인 점도 가격 격차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다양성, 포장과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형성은 빵값을 부채질하는 구조다. 한국은 빵값이 싼 유럽 일부 지역이나 일본처럼 골목 상권 중심이 아닌 프랜차이즈형 매장 중심으로 베이커리 산업이 형성됐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제빵사와 직원 인건비, 도심 임대료, 전기·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다. 여기에 본사가 부과하는 로열티, 광고·마케팅 비용, 물류 관리비가 더해진다.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본사 관리비용'까지 최종 판매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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