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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옥 된 서부간선도로… 시민 불만 폭발, 吳시장 살해 협박 글도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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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옥 된 서부간선도로… 시민 불만 폭발, 吳시장 살해 협박 글도

속보
오후 5시 기해 경기 광주·양평 대설주의보
서울시가 신호등·교차로 등 설치
일반도로로 변경 공사 후 최악 불편
주행속도 시속 17.7㎞→7.9㎞로 뚝
서울시가 지난 6월 자동차 전용도로인 서부간선도로를 신호가 있는 일반 도로로 만드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원성이 치솟고 있다. 안 그래도 막히는 도로가 더 막혀 ‘교통지옥’이 됐기 때문이다. 시속 17.7㎞였던 평균 주행 속도(오목교 기준)가 착공 후 7.9㎞로 뚝 떨어졌다. 성인이 천천히 뛰는 속도보다 느린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근처 안양천로까지 꽉 막힌다” “이 정도면 서부 주차장으로 불러야 한다” “아침잠을 30분 더 줄였다” 등 불만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서부간선도로에서 살해하겠다’는 글까지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경기 화성에서 협박 글을 쓴 20대 남성을 체포했다.

지난달 23일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항의 민원은 182건이었다. 하루 3건꼴이다.

서부간선도로는 영등포구 성산대교 남단과 금천구 금천IC를 잇는 10.6㎞ 길이 간선도로(왕복 4~6차로)다. 1988년 개통해 서울 서남권의 핵심 도로 역할을 해왔다. 남쪽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양천구 목동 등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하는 데다 가산디지털단지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주민들이 몰려 정체가 심하다. 하루 평균 차량 10만8000대가 이 도로를 오간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3년 서부간선도로를 교차로와 신호등이 있는 일반 도로로 바꾸기로 했다. 차로 수를 줄여 공원을 조성하고 자동차 전용도로 때문에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난 6월 오목교 구간의 일부 차로를 폐쇄하자 들어오는 차량과 나가려는 차량, 직진 차량이 뒤엉켰다. 구로구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윤모(34)씨는 “없던 신호가 생기면서 출퇴근 시간에는 차들이 수백m 늘어서 있다”고 했다.

정체를 줄이려면 대체 도로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데 2021년 서부간선도로 지하에 만든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그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천장이 낮아 소형차만 다닐 수 있는 데다 10.3㎞ 길이 지하도로 중간에 출구도 없다. 가산디지털단지 등을 오가는 물류 차량은 꽉 막힌 지상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민자 도로라 통행료도 2800원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 도로화 사업이 민자 업체 배만 불린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부간선도로 인근에 서울광명고속도로를 짓고 있어 교통량이 충분히 분산될 것이라고 봤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광명고속도로는 공사가 지연되며 개통이 2024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됐다.

결국 서울시가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28일 “이미 시작한 오목교 구간의 공사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나머지 구간은 교통 흐름을 분석한 뒤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내부에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 시점에 맞춰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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