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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76% 복귀…‘쏠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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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76% 복귀…‘쏠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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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모집 약 8000명 선발…수도권·인기과로 몰려
최근 진행된 올해 하반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모집에서 약 8000명이 복귀하면서 전공의 인력이 의·정 갈등 이전의 76.2% 수준을 회복했다. 수도권 쏠림, 필수과 기피 현상도 의·정 갈등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보상 체계를 개선하고, 정부가 전공의 수련 시스템에 개입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2일 공개한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7984명이 선발됐다. 모집 정원 대비 충원율은 59.1%로, 인턴은 52.0%(1564명), 레지던트는 61.2%(6420명)가 충원됐다.

지원자는 수도권에 쏠렸다. 수도권 수련병원 충원율은 63.0%(5058명)로 비수도권 수련병원 충원율 53.5%(2926명)보다 약 10%포인트 높았다. 인턴 충원율은 수도권이 56.8%(963명), 비수도권은 45.8%(601명)였고, 레지던트는 각각 64.7%(4095명), 55.9%(2325명)였다. 정승준 한양대 의대 교수는 “지방에서 수련하던 전공의가 수도권으로 옮기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수련한 시간을 포기하더라도 서울 대형병원에서 고급 술기를 배우는 것이 고액 연봉을 받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차라리 전공의 교육을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각 병원에 위탁하는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과 등 필수과 충원 부진
“수가·보상 체계 개선해야”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기피 현상도 여전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충원율이 13.4%로 모집인원을 거의 채우지 못했다. 흉부외과(21.9%), 외과(36.8%), 응급의학과(42.1%), 산부인과(48.2%) 등도 충원율이 절반에 못 미쳤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는 93.5%로 충원율이 가장 높았고, 소위 ‘피안성’으로 불리는 피부과(89.9%), 안과(91.9%), 성형외과(89.4%) 등도 모집인원을 대부분 채웠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고연차 전공의 A씨는 “정부가 필수의료를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신뢰가 안 간다”며 “구조적 개선 없이 전공의 시절 필수과가 반짝 월급을 더 받는 것은 유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 대상으로 지정한 8개 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의 전공의 규모는 예년의 70.1% 수준이다. 그 외 과목은 88.4%까지 올라 회복 속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전공의 중에는 자기가 하던 필수과를 그만두고 인기과로 진로를 바꾸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며 “의·정 갈등 사태를 겪으며 소위 말해 어떤 과가 돈이 되는지 훨씬 분명해졌다”고 했다.


복지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두고 ‘상당수가 복귀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대로면 전공의들의 수도권, 인기과 쏠림 현상만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정부는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등 필수과목에 대한 수가·보상 체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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