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필리핀, PC선 건조 강재절단식…필리핀 대통령 참석
동남아 거점 확대…한·미·필리핀 협력 통해 마스가 요충지로
HD한국조선해양이 2일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 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세광 HD현대필리핀조선소 대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필리핀 대통령실 제공) 2025.9.2/뉴스1 |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HD현대(267250)가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의 첫 선박 건조를 통해 동남아 거점 확대에 나섰다. 중국에 점유율을 내준 탱커·벌크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2일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 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강재절단식은 선박 건조를 위한 첫 강재를 잘라내는 행사로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다.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5월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수빅 조선소 일부 부지에 대한 임차계약을 체결한 뒤 HD현대필리핀을 출범한 바 있다. 지난 1996년 베트남 칸호아성에 설립한 HD현대베트남조선 이후 두 번째 해외 조선소다.
그간 선박 블록 제작이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맡아 왔던 HD현대필리핀은 이번에 처음으로 선박 건조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4척 중 1차 선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에 출범한 HD현대필리핀이 중국의 영향력이 높은 벌크선과 탱커 등 일반 상선 시장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는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한·미·필리핀 3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필리핀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필리핀에 인도한 호위함과 초계함 등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펼쳐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러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부와 협력체계를 구축, HD현대필리핀을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미국 정부에 수빅 조선소를 미 해군 건조 기지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HD현대가 동남아에 구축한 주요 해외거점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HD현대필리핀은 HD현대베트남조선 뿐 아니라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가칭 HD현대비나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블록 및 선박용 탱크 등 상호 기자재 공급망 활용 및 유기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하다.
HD현대는 향후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세워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필리핀, HD현대비나 등 해외 생산거점 관리하는 한편 해외사업을 총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필리핀은 정부의 지원 속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어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라며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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