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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보 탈취해 30억 챙긴 일당… "출처 불분명 앱 깔지마세요"

머니투데이 민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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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보 탈취해 30억 챙긴 일당… "출처 불분명 앱 깔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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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불법 취득한 신용카드 정보로 약 30억원 허위매출을 일으킨 사기단이 무더기 검거됐다. 사진은 허위 매출 영수중 묶음./사진제공=서울경찰청.

해외에서 불법 취득한 신용카드 정보로 약 30억원 허위매출을 일으킨 사기단이 무더기 검거됐다. 사진은 허위 매출 영수중 묶음./사진제공=서울경찰청.



해외에서 불법 취득한 신용카드 정보로 약 30억원 허위매출을 일으킨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책과 상선 등을 추가적으로 쫓고 있다. 경찰은 출처가 불분명한 앱을 설치하지 말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신종 신용카드사기단 국내 모집책 A씨(62·여)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2명은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위장 가맹점을 개설하는데 명의를 빌려준 B씨(51) 등 위장 가맹점주 28명은 여신전문금융업법(명의대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일당 32명은 지난 4~5월에 걸쳐 송치된 상태다.

경찰은 사기를 주도한 중국 소재 내국인(총책) C씨(60대·남)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C씨가 해외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국제 공조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스미싱 수법으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국내 모집책이 중국으로 밀반출한 카드 단말기를 이용해 NFC(근거리 무선통신) 결제방식으로 허위매출을 일으켰다. 스미싱은 악성 앱 주소를 휴대전화로 전송한 후 이용자가 이를 설치하거나 전화토록 유도해 금융정보·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수법을 말한다.

A씨 등 국내 모집책은 C씨로부터 전달받은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 신용카드 위장 가맹점을 개설해 개통한 단말기에 NFC 결제하는 방식으로 허위매출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국내 모집책은 귀화자 2명, 한국인 1명, 중국인 1명으로 구성됐으며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B씨 등 28명은 국내 신용카드 위장가맹점을 개설하고 카드 단말기를 개통해 A씨 등 모집책에 양도한 혐의를 받는다. 공유 오피스, 부동산업 등 개설한 가맹점 업종은 다양했다. 국내 모집책과 위장가맹점주는 서로 지인·친척 관계도 있었다.


이들은 2023년 12월부터 약 8개월간 30억원 상당 허위 매출을 일으켜 카드사에서 대금을 편취했다. 이들이 발생시킨 부정 결제 7만7341건 중 5만원 이하 소액 결제 건수는 3만9405건에 해당했다. 경찰이 확인한 최대 피해 금액은 약 100만원이었다.

사기단은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선 지급받아 편취금을 이후 나눠 가졌다. 국내 모집책은 범죄 수익 최대 40%가량을, 명의 대여자는 16~18%를 챙겨갔다. 남은 수익은 총책이 가상자산으로 변환해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카드사기단 사기 수법.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신용카드사기단 사기 수법. /사진제공=서울경찰청.



대부분 피해자는 소액으로 돈이 나가서 사기를 인지하지 못했다. 피해자는 70여개국에 걸쳐 흩어져 있는 외국인인 걸로 확인됐다. 또 NFC 결제 건에 대해선 카드사가 환불을 거절해 피해가 확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 대상이 된 해외 신용카드는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국내 카드사에서 결제 대금을 5일 이내 가맹점에 선지급하는 구조다. 일당은 최종 정상 거래 확인까지 약 3달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결제 대금을 편취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스미싱과 NFC 결제방식이 결합한 신종 사기라고 판단했다. 금융보안원 분석 결과 국내 모집책 중 한명의 휴대전화에서는 스마트폰 NFC 기능 활성화 시 생성되는 결제 정보를 가로채는 기능을 가진 악성 앱이 확인됐다. 또 NFC 결제 방식이 확산하는 추세에 따라 범행 수법도 변화한 것으로 봤다.

현재까지 국내 신용카드 정보에 대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기 수법이 정교화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은 총책 C씨 외에도 추가 상선이 있을 것이라 판단해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 금지 △악성 앱 설치 여부 주기적 점검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의심 문자 즉시 삭제 △NFC 기능 사용 주의 △신용카드 사용 알림 설정 등을 당부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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