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모습. /EPA=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통치 체제(거버넌스)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SCO가 민주적이고 다극적인 국제 질서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냉전적 사고와 정신, 블록 기반의 대치와 괴롭히기를 반대해야 하며 유엔을 핵심으로 해서 국제 체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쇠퇴하고 있다는 인식 아래, 중국이 그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리콴유대학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시진핑의 이날 발언들은 중국의 기존 발언과 일치된 것으로, 냉전적 정신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 및 유엔 여러 기구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을 가리킨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날 SCO 개발은행 설립 추진 의사를 밝히고, 3년간 14억달러(약 1조9508억원) 규모의 저리 융자를 제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인도의 모디 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 중심의 경제협력 확대 구상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은 이날 공동으로 ‘톈진선언’을 채택하며 미국의 대외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톈진선언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이 격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과 함께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와 인도주의적 재난을 초래한 점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31호를 완전히 이행하고,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겨냥해 다자무역 체제를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핵무기 비확산 조약 당사국으로서 글로벌 핵 비확산 체제를 공고히 하고, 핵 군축 진전을 옹호한다는 입장과 함께 일방적인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날 선언에는 10개 회원국 정상이 모두 서명자로 포함됐다. 차기 의장국은 키르기스스탄이 맡아 내년에 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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