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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중 전략적 접근, ‘외교 선택지’ 넓힐 노력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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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중 전략적 접근, ‘외교 선택지’ 넓힐 노력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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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UPI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UPI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일 순방을 통해 한·미·일 3각 협력을 강화하자마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6년 만에 방중 결정을 내리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에는 한·미·일 협력에 맞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가 국익을 지키고, 한반도 정세를 원하는 쪽으로 끌고 가려면 미국과의 관계뿐 아니라, 중·러와의 전략적 소통 역시 절실하다. ‘안미경중’이 쉽지 않게 된 시대에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우리의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는 노력이 부단히 이어져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3일 참석하는 중국 전승절 80돌 경축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설 예정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외교정책보좌관은 지난 30일 “열병식 동안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 북한 지도자는 그의 왼쪽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하무인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서 북·중·러 3국 공조를 강화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3개국 정상회의가 열릴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시야를 넓히면 김 위원장의 방중이 갖는 전략적 의미를 좀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시 주석은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연설에서 자신들이 “공평과 정의를 견지”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엔 미국 ‘대중 포위 전략’의 핵심 파트너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아시아의 두 대국이 “용과 코끼리가 함께 추는 춤”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이 파괴하려는 자유무역체제의 수호자’로 자리매김시키며, ‘글로벌 사우스’를 규합해 미국에 맞서는 거대한 대항 전선을 구축하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6년여 만의 방중이 여기에 일종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조현 외교장관은 지난 31일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북한이 중·러와 함께 더 협력을 강화하게 된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강화되면 우리가 원하는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의 꿈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미·일 중심의 반쪽짜리 외교로는 이를 멈출 수 없다. 진정한 외교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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