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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유엔 직원 11명 구금…이스라엘 공습에 총리 사망하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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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유엔 직원 11명 구금…이스라엘 공습에 총리 사망하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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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에 후티 반군 '총리' 사망
유엔 사무소 등 급습…수십 명 억류 중
홍해 지나던 이스라엘 선박에선 폭발음


예멘 사나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후티 반군정부 총리의 모습이 지난달 31일 지역 신문에 게재돼 있다. 사나=EPA 연합뉴스

예멘 사나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후티 반군정부 총리의 모습이 지난달 31일 지역 신문에 게재돼 있다. 사나=EPA 연합뉴스


예멘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예멘 주재 유엔 직원들을 무더기로 구금했다.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해서도 후티 반군 세력의 공격이 이어지며 포화에 휘말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후티 반군이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등 유엔기구 사무실을 급습해 직원 11명을 구금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날 예멘 안보 소식통은 후티 당국이 사나와 다른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협력한 혐의"로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후티는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벌어진 후 사나 전역의 경비를 강화한 상황이었다. 후티 반군 측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직면한 침략으로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의 WFP 건물 강제 침입, 유엔 자산 압수, 사나에 있는 다른 유엔 건물에 대한 진입 시도를 규탄한다"며 유엔 직원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WFP와 유니세프는 현지 당국에 추가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직원들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후티 반군 정부 총리 등 사망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후티 반군 정부의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총리와 다른 장관들이 사망하면서 벌어졌다. 후티 반군은 알라위 총리 등이 사나에서 회의 도중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며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의 치명적인 공격으로 후티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제거됐다"며 "이는 공격의 시작일 뿐이며, 우리는 모든 이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의 유엔 직원 구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후티는 올 1월에도 유엔 직원 8명을 구금한 바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2021년 이후 유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비정부기구(NGO), 시민사회, 외교사절단에서 일하는 직원 수십 명이 예멘에 임의로 구금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현재까지 후티가 억류 중인 유엔 직원은 총 23명에 달한다.

세계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도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남서쪽 홍해상에선 이스라엘 소유 선박 관련 폭발이 일어났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영국의 해상 보안 회사인 앰브리는 해당 선박이 라이베리아 국기를 달고 있었으나 이스라엘 소유라고 확인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미상의 발사체에 의해 인접한 곳에서 폭발음이 났고, 큰 폭발음이 들렸다"며 해당 선박의 폭발음이 후티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