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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 만에 최악… 재난이 된 강릉 가뭄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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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 만에 최악… 재난이 된 강릉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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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현장 찾아 자연재해로는 첫 국가 재난사태 선포
상수원 저수지 물 15%만 남아, 수도 계량기 75% 잠그기로
31일 강릉시 강북공설운동장 주차장에 급수지원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장경식 기자

31일 강릉시 강북공설운동장 주차장에 급수지원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장경식 기자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원도 강릉에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됐다. 강릉시는 올여름 가뭄이 이어지자 기우제까지 지냈다. 그러나 상황이 계속 악화해 강릉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정부가 강릉에 재난 사태 선포와 함께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령했다. 강릉시는 31일부터 수도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강릉시청을 찾아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내각에 재난 사태 선포와 소방 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7시부로 강릉시 일대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가뭄 등 자연재해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것은 처음이다. 재난 사태는 가뭄, 산불 등 대규모 재난이 우려될 때 행안부 장관이 선포하는 긴급 조치다. 재난 사태가 선포되면 정부에서 인력과 장비, 물자를 지원해 재난 극복을 돕는다. 올 3월 경북·경남·울산에 대규모 산불(사회 재난)이 났을 때에도 재난 사태가 선포됐었다.

행안부는 “인근 정수장의 물을 군이나 소방 물탱크 차량으로 실어나르고, 남대천 등 주변의 가용 가능한 수원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강릉 시민이 마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에서 ‘물 나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31일 강릉 공설운동장에는 전국 소방서에서 동원된 소방 물탱크차 50대와 급·배수 지원 차량 1대 등 소방 차량 51대가 집결해 급수 지원에 나섰다.

올여름 강릉의 가뭄은 1912년 여름(6~8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둘째로 심각하다. 1917년 여름철(187.4㎜)에 이어 108년 만에 가장 적은 여름 강수량(187.9㎜)을 기록했다. 최근 6개월 강수량도 387.7㎜로,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강릉시는 가뭄이 장기화하자 지난 20일부터 수도 계량기를 50% 잠그는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오봉저수지의 저수율(14.9%)이 평년(71.7%)의 5분의 1 수준인 15% 아래로 떨어지자 계량기를 75%까지 잠그기로 했다. 수압이 급격히 낮아져 고지대 일부 지역은 급수가 끊어질 수 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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