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후반기 반등 의지와 앞으로 방향성 설정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승리였다.
황선홍 감독은 승리 후 기자회견에 "길게 말해도 될까요?"라고 하면서 김천 상무전 승리 소회와 현재 대전과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비판적 시선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대전은 지난 시즌 중반에 강등 위기에 내몰리자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다. 선임을 두고 강한 의문 부호가 붙었지만 대전 팀을 바꿔놓고 파이널 라운드 무패라는 성적을 내면서 잔류를 확정했다.
이적시장 태풍의 눈이 돼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수급했다. 시즌 초반 대전은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전북 현대와 선두 경쟁을 했다. 조직력에 주안점을 둔 직선적인 축구를 펼쳤는데 성적은 나왔지만 경기력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가 있었다. 황선홍 감독은 점차 자신이 생각한 축구를 입히면서 우상향 발전 그래프를 그릴 생각이었는데 변수가 발생했다.
부상자가 많아지고 다수의 선수들이 입대를 하면서 스쿼드 공백이 생겼다. 여름 이적시장에 다시 투자를 해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데려왔다. 다시 팀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다시 조직력에 초점을 둔 운영을 했는데 경기력, 성적 모두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가 돌아오면 새로운 부상자가 생기는 등 각종 악재도 뒤따랐다. 선발 라인업에 계속 변화를 주면서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던 황선홍 감독은 안양전부터 컨셉을 확 바꿨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 색깔인,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오고 계속 밀어붙이는 축구를 내세웠다.
안양전 결과는 2-3 패배였지만 하창래 퇴장 여파가 컸다. 경기력은 지난 몇 경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나아진 수준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비슷한 선발진을 두고 비슷한 운영에 나섰다. 앞쪽에서 유강현, 마사가 쉴 새 없이 압박을 하고 좌우 풀백 이명재, 김문환을 위로 올리고 이순민을 뒤로 뺀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과감하게 슈팅을 날리고 적극적인 침투가 이어졌다. 작년 말 대전이 한창 좋았을 때 경기내용이었다. 마무리가 안 되면서 아쉬움을 삼켰고 김승섭에게 실점도 내줬지만 주앙 빅토르, 안톤 득점으로 2-1로 이겼다. 상황상 내세우지 못했던, 다소 주저하기도 했던 압박하고 주도하며 계속 공격을 하는 축구,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운영을 하자 내용, 결과를 모두 잡았다.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부임했을 때 궁극적으로 주도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전은 지금 그 과도기에 있다. 대전 축구에 대해서 여러 평가가 분분한 걸 안다.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은 계획대로 가고 있다. 조금 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시면 무조건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오늘 내가 원했던 축구를 했다. 어려움은 있고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대전은 올해만 축구를 하고 끝낼 팀이 아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앞세워 계속 노력하고 있다. 실수하고 어려움이 있어도 만들어 갈 자신이 있다"고 솔직하게 자신이 가진 생각과 계획을 말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승리를 거둔 대전은 A매치 휴식기 동안 마냥 쉬지 않는다. 강원도 정선으로 가 미니 전지훈련에 임한다. 문제로 지적되는 수비 조직력을 다지고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색채를 더 확실히 이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음 경기 상대가 전북 현대이기에 대전은 더욱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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