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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하에 했다" 가해자 진술 무게둔 경찰…검찰, 재수사 요청

머니투데이 박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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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하에 했다" 가해자 진술 무게둔 경찰…검찰, 재수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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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한 대학교수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한 뒤 몸을 숨겨 문자로 112에 신고를 한 피해자가 보낸 문자 내용. /사진=뉴시스(피해자 제공)

도내 한 대학교수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한 뒤 몸을 숨겨 문자로 112에 신고를 한 피해자가 보낸 문자 내용. /사진=뉴시스(피해자 제공)


전북 한 사립대 교수 성범죄 혐의 사건에 대해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 진술이 일관돼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신고 당시 피해자가 긴박하게 도움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나서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6월 중순 전북 고창군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한 사립대 A 교수는 함께 모임을 하던 지인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뒤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 그러자 B 씨는 화장실로 대피 후 112에 신고 문자를 보냈다.

그는 "여기가 외딴곳이라 핸드폰이 잘 안 터진다. 빨리 와달라"고 호소했다. 경찰관은 "문을 잠그고 창문 밖으로 휴대전화 불빛을 비춰달라"고 했다. 하지만 B씨는 "창문이 없다. 두려우니 서둘러 달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문자에는 "(A 교수가) 화장실 문을 두드린다. 무섭다. 계속 두드린다" 등 내용이 담겼다. 일부 문자는 전파 불량으로 발송되지 않았다.

신고 후 약 15분 만에 경찰 보호를 받게 된 B씨는 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로 인계됐다. 당시 센터 상담사는 보고서에 "최근의 외상 경험으로 인해 심리적인 혼란이 상당한 것으로 여겨짐. 정서적 문제에 대한 탐색과 전문적 치료 개입이 필요해 보임"이라는 소견이 적혔다.


A 교수는 신고 당일에도 B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 수사 과정에서도 용서를 구하는 취지로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속해서 접촉을 시도했다. 또 "사업을 도와주겠다"는 제안까지 하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강압은 없었고 동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2개월간 수사 끝에 경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이 상반됐지만 A 교수 진술에 더 무게를 둔 것이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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