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신작, 올해의 ‘기생충’이다”… 베니스서 쏟아진 찬사

박 감독 현지 인터뷰 “해고자 이야기, 영화감독 직업과도 닮아”

29일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이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사회 레드카펫에서 환호하는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AFP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올해의 ‘기생충’이다”, “이제 아카데미도 어쩔 수 없이 박찬욱을 후보에 올려야 할 것이다.”

제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9일(현지시각) 세계 첫 시사회를 가진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에 찬사와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박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영화감독도 ‘어쩔수가없다’의 주인공처럼 한 편의 작품이 끝나면 잠재적 실직 상태나 다름없다”며 “어느 시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지난 20년간 영화화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우 이병헌이 재취업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는 실직자 만수로 주연한 ‘어쩔수가없다’는 현지 시사회에서 약 9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시사회 이후 “박찬욱은 과감함을 멈추지 않는다” “박찬욱이 왜 최고 연출가인지를 재증명했다” 등의 높은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이병헌의 연기에 대해 “영화의 정서적 무게를 그가 지탱했다” “슬랩스틱 장인”이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박 감독은 베니스 공식 간담회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20년 전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도끼(Ax)’를 읽고 영화화를 결심했으나 예산 문제로 곧바로 착수하지 못했다”며 “스토리를 말해주면 어느 시기 누구든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아하고 아름다운 화면에 집착하기보다 정확하고 철저한 표현이 무엇일지를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가 담고 있는 씁쓸하고 서글픈 이야기에 어떻게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적재적소에 넣을지가 고민이었다”며 “슬프면서도 웃게 되는 묘한 감정들을 관객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어쩔수가없다’의 베니스영화제 수상 여부는 내달 7일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내달 17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서 첫 상영하며, 극장 개봉은 내달 24일이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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