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
음주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인 가수 김호중(34)이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되면서 이곳의 수용 환경과 선발 조건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망교도소는 국내 수용 시설 55곳 중 유일하게 민간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2010년 12월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에 문을 열었다. 한국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재단법인 아가페가 소망교도소를 세웠다. 관련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에게 교정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형태다. 부지는 21만4000여㎡이며 수용 정원은 400명이다.
이곳은 일반 교정 시설과 달리 수용자를 수인번호 대신 이름으로 부르고 직원과 수감자들이 매일 같은 음식으로 식사한다.
교육·교화 프로그램으로는 성격유형검사(MBTI), 우울척도검사(BDI) 등을 실시하고 인문학이나 음악·미술, 영성 훈련 등을 진행한다. 직업교육으로 제과제빵, 산업설비, 이·미용뿐 아니라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교도소 직원과 수감자들이 합창, 악기 연습, 독서, 기도 모임, 바비큐 파티를 함께한다.
교도소 환경도 더 낫다. 법무부가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소망교도소 방문과 관련해 낸 자료에 따르면, 일반 교도소의 수용률은 105.8%지만 소망교도소는 98%다. 1인당 수용 면적도 일반 교도소는 2.58㎡, 소망교도소는 3.98㎡이다.
소망교도소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 과정 소개/소망교도소 |
이처럼 소망교도소의 조건이 좋다 보니 수감자들 사이에서 이감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망교도소는 만기 석방이나 가석방 등 결원이 생겼을 때 국영 교도소 수감자들 중에 선발한다. 선발 조건에서 조직폭력 사범·마약류 사범은 제외되며, 형기 7년 이하·잔여형기 1년 이상의 2범 이하, 20세 이상 60세 미만의 남성이어야 면접을 통과해 입소할 수 있다.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지만 선발 시 종교는 고려하지 않는다.
수용자 중 절반 이상이 강력범이며 단기 수형자가 많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1년 12월 발간한 ‘형사정책과 사법제도에 관한 평가 연구-민영교도소 운영 10년의 성과 분석 및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소망교도소 수용자 비율은 2021년 1월 31일 기준 성폭력 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이 57%, 사기를 포함한 재산범이 약 29% 수준이었다. 성폭력범이 166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사기 97명, 강도 22명, 살인 9명 등의 순이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뉴시스 |
2020년 기준 소망교도소 재복역 인원 비율은 12.8%로, 규모나 수형자 특성에서 유사한 국영 교도소 3곳(천안개방·영월·정읍)을 합한 전체 평균치(25.2%)보다 낮았다. 세부적으로는 정읍교도소(38.3%)보다 3배 낮지만, 영월교도소(1.8%)나 천안개방교도소(4.9%)와 비교하면 각각 7배,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호중은 작년 5월 9일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운전자 바꿔치기,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파손 등 정황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김호중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호중은 지난 18일 수감 중이던 서울 구치소에서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로 이감됐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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