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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당한 파월…연준 독립성 흔들린다 [U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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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당한 파월…연준 독립성 흔들린다 [U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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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연준 의장, 언제 누가 지명될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며 차기 연준 의장이 누가 될지를 두고 월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월 19일(이하 현지 시간) 한 언론 인터뷰에서 9월 초를 기점으로 연준 의장 선출과 관련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우 강력한 후보가 11명 있으며 노동절(9월 1일) 직후 후보군을 압축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단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아직 차기 의장을 지명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럼에도 절차가 빨라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저금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이 과정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공개적으로 파월을 비판해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트럼프 “파월이 주택 시장 망쳐”

지난 8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누군가 제롬 파월에게 주택 시장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없겠냐. 사람들이 그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올리며 파월을 강하게 공격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을 조기 지명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파월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 의장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어 대통령도 임기 중 해임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후임자를 조기 지명하면 금융권 시선이 차기 의장으로 쏠리게 돼 현직 의장의 권위가 약화될 수는 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그리고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제르보스 수석 시장전략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월러 이사와 ‘두 명의 케빈(해셋·워시)’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확률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8월 20일 기준 월러 이사가 차기 의장에 지명될 것이라는 베팅 비중이 33%로 가장 높았다. 해셋 위원장이 16%, 워시 전 이사가 14%로 뒤를 이었다. CNB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해셋 NEC 위원장이 지명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혔다. 2위 월러 이사, 3위는 워시 전 이사가 차지했다.


누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되더라도 연준 독립성이 크게 위협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월가 전반에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물이 연준 의장에 앉을 경우, 금리 인하 압박이 한층 거세져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가 돌연 사임 소식을 알리면서 월가를 놀라게 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금리 인하 압박 발언이 쿠글러 이사의 사임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후임자로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쿡 이사가 모기지 사기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고 밝힌 것을 빌미로 사실상 퇴임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쿡 이사가 압박에 못 이겨 사임할 경우 후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게 된다. 결국 연준 내부 인력풀이 친(親)트럼프 인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 = 홍장원 특파원 hong.j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4호 (2025.08.27~09.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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