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수페르리가의 페네르바체는 2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제 무리뉴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됐다. 지금까지 팀을 위해 헌신한 그의 노고에 감사하며, 앞으로 큰 행운이 따르기를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여름,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곧바로 무리뉴 감독의 페네르바체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3차 예선에 돌입했지만, LOSC릴(프랑스)에 막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 리그에 돌입한 페네르바체는 시즌 내내 갈라타사라이에 밀려 좌절했다. 언제나 선두 갈라타사라이의 뒤를 쫓는 신세가 됐고, UEL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어 튀르키예 FA컵 격인 쿠파스 8강에서 갈라타사라이에 1-2로 패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상대 사령탑인 오칸 부룩의 코를 손으로 꼬집으며 빈축을 샀다.
무리뉴 감독의 수난은 계속됐다. 페네르바체는 결국 갈라타사라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리그 2위로 마무리했다. 그는 갈라타사라이전에서만 1무 2패를 거두며 팬들을 실망케 했다.
정말 세월이 야속한 무리뉴 감독이다. 한때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였지만, 이제는 튀르키예에서 경질당하는 신세가 됐다.
무리뉴 감독은 강한 승부욕과 철저한 전술 전략, 특유의 언행으로 항상 주목받아왔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초반 FC 포르투 감독으로 본격적인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2003-04시즌 UCL 우승을 이끌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시즌 포르투는 탄탄한 조직력과 실리적인 운영으로 유럽 정상에 올랐고, 무리뉴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첼시에서의 첫 임기는 그의 전성기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2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강력한 수비라인과 전술적 균형을 바탕으로 리그 기록을 새로 썼으며, 팀 내 기강을 확립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마찰로 인해 2007년 팀을 떠났고,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밀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인터밀란에서는 2009-10시즌 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UCL을 모두 우승하며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통찰력과 선수단 장악 능력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성과였다. 이듬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그는 당대 최강으로 불리던 바르셀로나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2011-12시즌 라리가 100득점·100포인트라는 신기록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지나치게 치열했던 라이벌 구도와 라커룸 내 갈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공에는 이르지 못하고 2013년 마드리드를 떠났다.
이후 토트넘 핫스퍼에서 2020-21시즌 중도까지 팀을 이끌었지만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고, 리그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곧바로 AS 로마의 감독으로 부임해 다시금 저력을 입증했다. 2021-22시즌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서 우승하며 UEFA 주관 대회를 모두 제패한 첫 감독이라는 금자탑을 세웠고, 로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진 시즌에서도 UEL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리며 유럽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어진 성적 부진으로 결국 AS로마에서도 경질된 뒤, 페네르바체에서 부활을 노렸지만 끝내 경질되는 굴욕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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