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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던 어린이에 총기 난사…미국 미니애폴리스 학교 성당서 무슨 일이

매일경제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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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던 어린이에 총기 난사…미국 미니애폴리스 학교 성당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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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애폴리스 학교 성당 비극

20대 범인, 교내 성당 침입해
개학미사 참여 학생에 총격
어린이 2명 사망…17명 부상

총격범, 범행 후 현장서 사망
학교 졸업생·트랜스젠더 추정
탄창에 ‘신은 어디있나’ 문구


27일 총격 사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 가톨릭학교에서 포옹하는 엄마와 아들 [AP = 연합뉴스]

27일 총격 사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 가톨릭학교에서 포옹하는 엄마와 아들 [AP = 연합뉴스]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들이 사망하거나 다치면서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미 수사당국은 총격범의 범행 동기를 카톨릭에 대한 증오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 CNN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께 미국 미니애폴리스 수태고지 가톨릭학교 내 성당 외벽으로 침입한 총격범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안팎에서 소지하고 있던 소총과 산탄총, 권총으로 개학 미사에 참여하던 어린이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신도석에 앉아 있던 8살과 10살 어린이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외에도 부상을 입은 어린이 14명과 노인 3명 등 총 17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모두는 생존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경찰은 설명했다. 총격범은 범행 이후 성당 뒷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FBI ‘증오범죄’ 규정하고 수사
총기난사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가톨릭학교 [AFP = 연합뉴스]

총기난사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가톨릭학교 [AFP = 연합뉴스]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의 신원은 수태고지 카톨릭학교 졸업생 출신인 23세 남성 ‘로빈 웨스트먼’으로 밝혀졌다. 이날 총격은 그의 단독 범행으로 파악됐으며 전과는 없었다. 범행을 위해 사용됐던 소총, 산탄총, 권총은 모두 최근에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 몹시 병든 살인자는 소총 탄창에 ‘아이들을 위해’, ‘너의 신은 어디 있나’,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를 휘갈겨 썼다”며 “총격범은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의 총격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로빈 웨스트먼(23).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의 총격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로빈 웨스트먼(23). [로이터 = 연합뉴스]


총격범의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FBI는 해당 범죄를 카톨릭에 대한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사건 발생 전 유튜브에 반흑인, 반유대, 반종교적 메시지가 담긴 글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했다. 또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꼽히는 2019년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 가해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글을 소총에 적어두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는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사원 2곳을 습격해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민자 증오 범죄였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엑스 계정에 “FBI는 이 총격 사건을 카톨릭 신도를 표적으로 한 테러 행위이자 증오 범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애도하며 주요 기관에 조기 계양을 지시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그는 백악관 성명을 통해 “무의미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악관과 모든 공공 건물, 군사기지, 해군 함정에서 8월 31일 조기를 계양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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