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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특검, 내란 프레임 완성 위해 무리한 구속영장”

조선일보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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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특검, 내란 프레임 완성 위해 무리한 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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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日총리와 손 맞잡고 한일 새 미래 향해 잘 걸어가자"
한덕수 구속영장 기각... 다른 국무위원 수사도 차질 예상
법원 “계엄 방조 등 다툼 여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서울중앙지법은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내란 특검팀이 청구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한 전 총리는 이날 밤 10시 42분쯤 구치소를 나와 “영장 기각을 예상했느냐” 등 쏟아지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귀가했다.

구치소 나서는 韓 전 총리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한 전 총리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내란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방조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구치소 나서는 韓 전 총리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한 전 총리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내란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방조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이날 한 전 총리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다른 국무위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애초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내란 프레임’을 완성하기 위해 무리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다른 국무위원 수사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9시 57분쯤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한 전 총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본건 혐의에 관하여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현재 지위 등에 비추어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의자의 경력, 연령, 주거와 가족 관계, 수사 절차에서의 피의자 출석 상황,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하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한 전 총리에게 내란 우두머리 방조,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 서류 손상, 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혐의가 성립하느냐를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한민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법조계 “특검, 내란 프레임 완성 위해 무리한 구속영장”

한 전 총리의 영장 심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4시 55분까지 진행됐다. 다른 관련자의 영장 심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게 끝났다. 특검 측에선 김형수 특검보 등 검사 8명이 참여해 총 160쪽 분량 파워포인트(PPT) 자료와 대통령실 CCTV 영상 등으로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5일 특검 측은 한 전 총리의 구속 필요성과 관련해 362쪽 분량 의견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 측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정족수를 맞춰 국무회의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정상적인 심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불법 비상계엄을 방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총리 측 인사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때는 병력 국회 투입 등에 대해 알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불법 계엄을 방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특검 측은 또 한 전 총리가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가 폐기를 지시한 점,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사전에 계엄 선포문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점 등을 제시하며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윤 전 대통령 등 주요 관련자들이 이미 구속돼 있고 관련 자료도 특검이 대부분 확보해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맞섰다. 영장 청구 전 특검 측은 지난 3월 헌법재판소가 한 전 총리의 탄핵 심판에서 ‘한 전 총리가 계엄에 적극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특검 출범 후 많은 증거가 수집됐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영장 발부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었다.

이런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권 의원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특검에 출석하며 “통일교 관계자에게서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권 의원을 상대로 ‘건진 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다만 당시 권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특검은 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권 의원은 직접 반박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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