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통과·노조 파업 리스크 등
현대차 경영 불확실성 어느 때보다↑
대미 관세 리스크 대응 전략도 영향
“국내 생산 감소 따른 생산직 채용 감소 가능성”
현대차 경영 불확실성 어느 때보다↑
대미 관세 리스크 대응 전략도 영향
“국내 생산 감소 따른 생산직 채용 감소 가능성”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리딩 기업의 현대자동차의 채용문이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미 관세 대응을 위해 현지 투자 증액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여당 주도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임단협)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국회 통과 된 노란봉투법에 車업계 “산업 경쟁력 악화, 채용 감소 등 부작용 불가피”
27일 현대차가 발간한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연간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 2023년 2만5419명에서 지난해 2만2631명으로 약 7% 줄었다. 직전 연도(2만3018명) 기준 약 10%의 채용 규모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채용 규모 축소 원인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신규 채용 및 퇴직자 대체 충원 감소를 꼽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이례적으로 그룹 차원의 장기적 고용·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는 2026년까지 8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원안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업계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1년여 동안 대내외 불확실성이 매우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불안 요소로 꼽힌다.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 범위에 포함하고, 불법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개별화하며 쟁의행위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이례적으로 그룹 차원의 장기적 고용·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는 2026년까지 8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원안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업계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1년여 동안 대내외 불확실성이 매우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불안 요소로 꼽힌다.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 범위에 포함하고, 불법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개별화하며 쟁의행위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산업계에서는 “제조과정의 모든 하청업체와 법적 분쟁을 겪는 것은 물론 노조가 불법행위를 해더라고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돼 회사가 비용을 고스란히 다 떠안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20일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연구원들의 방해에도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Boston Dynamics 유튜브 캡처] |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 이사장도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란봉투법은 개정의 취지와 명분은 있다고 하더라도, 일부 업체의 문제가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완성차나 일부 부품기업의 노사 갈등으로 생산이 멈추면 협력사들은 곧바로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2·3차 협력사까지 피해가 번지면 산업 전반의 공급망 안정성에도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실제로 여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하루 만에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하청업체 노조들의 대기업을 향한 요구가 빗발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반면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로봇주’가 일제히 급등하는 형상도 나타났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25일 전일 대비 10.08% 오른 28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빗발칠 것에 대비해 앞으로 완성차 업계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로봇 도입 및 생산설비 자동화에 적극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리스크 무방비 노출…7년 만에 무분규 기록 유지도 위태
내부적으로 노조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지난 25일 전체 조합원(4만218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86.15%의 찬성표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현재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최장 64세)로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을 현재 통상임금의 750%에서 900%로 인상 등을 제시했다.
반면, 현대차 측은 미국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다.
노조는 향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실제 이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7년 만에 무분규 기록은 깨지게 된다.
▶美 관세 리스크 대응 ‘현지화 전략’…국내 생산 감소 따른 일자리 감소 가능성도
HMGMA 근로자 ‘메타프로’들이 아이오닉 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대미 관세도 국내 채용 축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날(26일)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약 36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에서 50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해당 투자 계획에는 현지 생산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70만대였던 미국 완성차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미국 관세 리스크를 해소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이 수출 물량 감소 및 생산량 감소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친다. 실제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투싼과 싼타페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GV70 등 주력 차종을 연간 약 36만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고, 올 3월 완공한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생산해 전량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대미 수출이 급감하면서 국내 전기차 생산라인도 잇달아 멈춰 섰다. 현대차는 지난 14∼20일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아이오닉5·코나EV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 울산 1공장 12라인 휴업은 올해에만 6번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이 관세 등의 여파로 연간 최대 4만5828대(매출 기준 약 2조7200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백, 수천개의 하청업체와 촘촘하게 계약을 맺고 있는 완성차 업계에 이번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는 말 그대로 ‘파업의 일상화’ 가능성에 불을 지핀 것과 같다”라며 “원청 대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반(反)기업 법안 시행은 곧 채용 축소를 비롯해 핵심 제조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