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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 대통령 대북 접근법이 훨씬 낫다”…전임자 대북정책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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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 대통령 대북 접근법이 훨씬 낫다”…전임자 대북정책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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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정상회담 때마다 기자들 앞에서 온갖 주제에 관해 말하길 즐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많은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전임자와 달리)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것 같다”, “당신의 대북 접근법이 더 낫다” 등의 칭찬을 하면서 “당신과 100% 함께 할 것”이라는 지지 의사도 명확히 했다.





“당신의 (대북) 접근법이 훨씬 낫다”





이 대통령이 이날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주제는 ‘북핵 문제 해결’이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노력 등을 언급하며 며 ‘한반도 평화’를 부탁했다.



“제가 꼭 말씀드려야 될 것이 평화를 지키는 미국의 역할을 넘어서서 새롭게 평화를 만들어 가는 ‘피스메이커(maker of peace)’로서의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여러 곳에서의 전쟁들이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 평화 문제에 대해 대통령님처럼 이렇게 관심 가지고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으로 보여집니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정말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꼭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 호응하는 것을 넘어 ‘이재명표 대북 접근법이 최고’라는 기대 이상의 칭찬을 내놨다. 그는 “그(김정은)를 만나는 것을 고대하고 있고, 관계를 더 나아지게 만들 것입니다. 당신(이 대통령)이 그것을 도울 겁니다. 한국에는 많은 지도자들이 있었고, 저는 한국의 많은 지도자들과 상대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정권)교체는 빨랐습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겁니다. 제가 상대했던 여러 지도자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제대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의 접근법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보수 정권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크고 중요한 승리였다.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할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한미 극우세력에서 이 대통령 당선을 부정하는 음모론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관세 협상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였던) 한국과 중국은 51번 전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국가 주석에 대해서도 대체로 우호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없는지’를 자신에게 설명한 대화를 소개했다.



“나는 지금 한국이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는 걸 압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한국이었고, 아주 큰 나라였으며 매우 강력한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전쟁을 치른 나라였습니다. 시 주석은 내게 ‘지난 2000년 동안 중국과 여러 차례 전쟁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마도 51번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시 주석에게 ‘북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결해줄 수 있겠느냐’고 하자, 그는 (그 얘기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남과 북이 아닌 하나의 한국이었죠. 그 설명을 듣고 나니, ‘아, 그럼 쉽지 않겠구나. 당신 말이 맞네’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일 한국은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기 어렵다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름이 ‘정신 나간 잭 스미스’인가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회담 내내 기분이 좋은 듯 여러 차례 농담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잭 스미스 특검’이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으로부터 한국에서 교회와 미군부대에 대한 수색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회담 중 가장 긴장도가 높아지는 순간이었다.



이 대통령이 “미국 군대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이후 정치적 혼란을 극복한 지 얼마 안 됐다. 국회가 임명한 특검이 사실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 말을 끊으며 잭 스미스 특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정신 나간 잭 스미스를 말하는 건가. 내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정신 나간 잭은 미친, 병든 인간이다”라고 말한 뒤, 웃으며 “농담이다”라고 덧붙였다. 스미스 특검은 기밀문서 무단 반출 및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1·6 의회폭동 연루 의혹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했다. 이 대통령이 “나중에 자세히 설명 드리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괜찮다. 분명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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