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책학회, '불법 사설 서버 대응과 개선 방안' 토론회 개최
"서버 5만 개 차단했지만 돌아오는 건 솜방망이 처벌…강화해야"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사후관리본부장이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불법 사설 서버 대응과 개선 방안'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8.25/뉴스1 ⓒ News1 김민재 기자 |
(부산=뉴스1) 김민재 기자
3447억 원, 10억 원.
국내 유수의 중견 기업 실적이 아니다. '겐조 서버', '폭스 서버' 등으로 알려진 온라인 게임 불법 사설 서버의 피해 규모와 연수익이다.
이들은 매년 억대의 돈을 벌어들이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다.
한국 정책학회와 엔씨소프트(036570)는 25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불법 사설 서버 대응과 개선 방안' 학술대회를 열었다.
불법 사설 서버는 사업자가 승인하지 않은 게임물을 제공하거나 알선하는 서버를 말한다. 주로 별도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하며, 이러한 서버 홍보를 돕는 광고 사이트도 성행한다.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사후관리본부장은 "일주일 동안 올라오는 사설 서버가 200개가 넘는다"며 "이러한 서버를 광고해 주는 사이트는 3일 배너 광고 게재에 25만 원, 15일에 100만원, 30일에 150만원 등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불법 사설 서버의 문제점으로 '사행성'을 꼽았다. 예컨대 리니지를 불법 복제한 게임의 경우, 단순히 게임 내용을 베끼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사다리, 홀짝 등 불법 도박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더욱 유해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사설 서버는 청소년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심지어 요즘엔 군대에서도 휴대전화를 지급해 군에서도 도박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수사 의뢰와 사이트 차단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실질적 단속 효과는 미미하다고도 꼬집었다.
김 본부장은 "불법 사설 서버가 범죄수익으로 1년에 적게는 10억 원, 많게는 17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만 개가량의 서버를 차단했지만 운영 조직 중 계좌를 굴리는 운영자 한두 명만이 징역 1~2년을 선고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마저도 집행유예 2년이 대부분이라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는 드물다.
이어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해 게시글을 올리는 불법 사이트가 계속해서 출현하고 있다"며 행위자 처벌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희석 한국경찰과학전략센터 이사장이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불법 사설 서버 대응과 개선 방안'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2025.8.25/뉴스1 ⓒ News1 김민재 기자 |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선 수사 기관이 역량을 응집해 집중 단속을 하고, 다른 나라와 공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희석 한국경찰과학전략센터 이사장은 "FBI는 '테이크 다운 오퍼레이션'이라는 아동 범죄나 마약, 사이버 범죄 대상 단기 집중 작전을 자주 펼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사이버 범죄를 대상으로 100일이든 50일이든 인공지능(AI)과 인력을 총동원하는 능동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도박에 관해서는 불법 사설 서버 관련 취약 국가들과 동맹을 맺고, 한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국제 네트워크를 꾸려 불법 서버를 차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경찰을 활용한 '사이버 범죄 예비군'을 꾸리자는 아이디어도 제기됐다.
김 이사장은 "은퇴한 경찰관 중 사이버 범죄를 전공하거나 수사 감이 뛰어난 분들을 활용해 불법 서버 첩보 수집 및 추적을 맡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전문성과 공공성,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뛰어나기에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서버 추적 교육 프로그램과 연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수환 부산경찰청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게임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청소년 보호를 무력화하는 불법 사설 서버를 사전 탐지부터 재발 방지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환 부산경찰청장이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불법 사설 서버 대응과 개선 방안' 학술대회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2025.8.25/뉴스1 ⓒ News1 김민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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