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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다른 길 택한 픽셀 10, ‘프로만의 기능’ 경계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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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다른 길 택한 픽셀 10, ‘프로만의 기능’ 경계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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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초창기에는 주류 브랜드가 대개 연간 하나의 플래그십 모델만 출시했다. 최신 아이폰, 갤럭시, 구글 넥서스는 하나의 주요 버전만 출시됐고,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는 이전 세대 모델이나 중고 기기를 서드파티 업체에서 구입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 출시하기 시작했고, 아이폰 11에서는 애플의 프로 스마트폰 전략을 본격화하며 기능을 일반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로 나누기 시작했다.


사용자의 예산과 필요를 반영한 다양한 기기를 출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간의 뚜렷한 격차는 그러나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간의 극명한 구분은 사용자가 구형 기술이 탑재된 저렴한 모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망원 카메라,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최고급 칩은 모두 프로 모델에만 탑재되며, 799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일반 모델은 사용자를 상위 모델로 유도하기 위한 용도로만 존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애플의 프로 모델 중심 전략

아이폰 11 시리즈 이후 애플은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을 확연히 구분하기 시작했다. 섀시 재질, 색상 구성, 외관 디자인,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거의 모든 요소가 차별화됐다. 아이폰 11을 예로 들면, 일반 모델은 평범한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반면, 아이폰 11 프로는 애플의 선명한 OLED 기술을 탑재했다.


애플은 이후 프로 모델에 신기능을 우선 탑재하고 일반 모델이 나중에 사양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략을 강화했다. 아이폰 14 프로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을 가장 먼저 도입했고, 아이폰 15 프로는 액션 버튼과 애플 인텔리전스를 가장 먼저 지원했다. 이러한 기능은 이후 아이폰 16에 이르러서야 일반 모델로 확장됐다. 일반 모델은 여전히 아이폰 11 프로에서 도입된 망원 카메라나 아이폰 13 프로의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같은 기능을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일반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은 1년 지난 기술을 구입하는 것과 다름없다. 오히려 할인된 이전 세대의 프로 모델을 구입하면 항시 표시 디스플레이, 120Hz 가변 주사율, 5배 광학 줌, 더 빠른 USB-C 전송 속도 등 픽셀 수준의 기능을 더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


픽셀 10 프로는 더 이상 기능을 제한하지 않는다.Google

픽셀 10 프로는 더 이상 기능을 제한하지 않는다.Google


픽셀 퍼펙트

그동안 구글의 스마트폰 전략은 애플의 방식을 많이 따라왔지만, 최신 픽셀 시리즈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픽셀 10과 픽셀 10 프로는 5배 망원 카메라를 포함한 후면 트리플 카메라 구성과 거의 동일한 외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구글은 더 이상 사용자가 기능 제약 때문에 상위 모델로 강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물론 두 모델 간 차이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두 모델 모두 고해상도 메인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픽셀 10은 5,000만 화소, 픽셀 10 프로는 4,800만 화소로 큰 차이가 없다. 픽셀 10 프로는 여기에 더해 4,8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와 4,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픽셀 10은 1,3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와 1,08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제공한다. 표준 모델 기준으로 보면 다소 하향된 사양이며, 작년 픽셀 9에 4천8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가 탑재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대다수 사용자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 16과 픽셀 10이 유사한 광각 및 초광각 카메라 해상도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용자는 왜 구글은 기본 모델에 망원 카메라를 포함할 수 있는데 애플은 그렇지 못한지를 의문시할 것이다. 아이폰 17의 초광각 카메라가 1,200만 화소에서 2,4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대다수 사용자는 다소 선명한 초광각 렌즈보다 망원 카메라를 더 선호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이 소프트웨어와 생성형 AI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카메라 간 품질 차이는 실사용에서 눈에 띄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픽셀 10은 외형상 픽셀 10 프로와 거의 동일하다.Google

픽셀 10은 외형상 픽셀 10 프로와 거의 동일하다.Google


픽셀 10은 프로 모델에 비해 일부 부가 기능이 제외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온도 센서, 와이파이 7, RAM 증가(16GB vs 12GB), 더 높은 디스플레이 해상도, 더 빠른 치 2 무선 충전 등이 빠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은 대다수 사용자에게는 큰 손실이 아니며,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많은 사용자는 빠진 기능은 인식하지 못한 채, 허용되는 기능만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픽셀 10이 제공하는 기능은 매우 풍부하다. 사용자는 동일한 G5 칩셋(메모리는 다소 낮음), 픽셀스냅, USB-C 3.2, 블루투스 6, 고속 충전, 생체 인증, 주요 카메라 기능, 방수 기능, 120Hz 디스플레이 주사율(최저 주사율은 다름) 등을 누린다. 고급 사진 촬영을 주로 하거나 대용량 저장공간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기본 모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새로운 기준의 등장인가?

애플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오랜 기간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어떤 기능이든 최초로 도입하지는 않더라도, 아이폰이 채택하면 그것이 업계 표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 구글이 새로운 전략을 통해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애플이 픽셀 시리즈 때문에 다수의 사용자를 잃게 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구글의 변화는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 달 애플은 여전히 망원 카메라가 프로 모델에만 해당되는 기능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며, 아이폰 17 에어가 듀얼 카메라를 포기하고 초슬림 디자인을 택한 것이 가치 있다는 점을 설득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픽셀 10이 아이폰 17 에어보다 100달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사용자는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 더욱이 갤럭시 S25 엣지조차 초슬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후면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은 그 의문을 키운다.


애플은 하나의 관점과 철학을 판매하고 있으며, 구글은 실질적인 기능 구성을 제공하고 있다. 1,000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프로모션 디스플레이나 망원 카메라 같은 기능을 기다리는 중이며, 픽셀 10을 살펴보는 순간 그 이유를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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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moud Itani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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