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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간염' 치료법... "간과 비장을 함께 다스려야"

하이닥 서효석 편강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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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간염' 치료법... "간과 비장을 함께 다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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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 편강한의원 한의사]

간염이란 말 그대로 간세포 조직의 염증을 의미하는데,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간염은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으로 나누며, 급성은 바이러스에 의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단기간 지속하는 경우를 말하고, 장기간 낫지 않고 진행되면 만성이 됩니다. 급성 간염은 대개 3~4개월이면 회복되면서 면역 항체가 생기는데, 만성의 경우는 최소 6개월 이상, 보통 수년 동안 낫지 않고 증세가 지속하면서 심하면 간 경변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더 나가면 간암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황달이… 간염의 초기 증상과 신호
간염은 그 원인과 관계없이 대부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간염 초기에는 미열과 관절통, 피로 등 가벼운 감기 증상과 식욕 부진을 겪게 됩니다.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눈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며 소변 색이 노랗게 짙어지는 전형적인 황달 증상을 겪게 됩니다. 이런 간염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면 그때부터는 전신 쇠약감과 무기력, 피로감, 구역질과 소화불량을 호소하게 되고 아울러 오른쪽 윗배에 뻐근한 통증과 복부 팽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간염 원인에 대한 동서양의 시각
양방에서는 간염을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병으로 보지만, 한방에서는 주로 마음이 상해서 그 기운이 간에 쌓여 있거나 아니면 피로가 지나쳐서 쌓여 있거나, 또는 음주와 기름진 식사가 지나쳤거나 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현대인의 피로는 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으로 보는데, 한방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 가운데에서도 특히 분노가 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봅니다. 흔히 한국인의 삶에는 한(恨)이 맺혀 있다고 하고 또 화병(火病)이라는 말도 자주 하는데 이것을 한의학적으로 풀어 보면, 한은 간의 기가 원활히 흐르지 않고 뭉쳐서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이고 화병은 분노가 폭발해서 생기는 간장과 심장의 기능 장애인 것입니다.

'간 큰 사람'과 '간이 콩알만 한 사람'… 한방에서 보는 간(肝)의 역할


양방에서는 간염을 충분한 휴식과 식이요법, 약물요법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원래 간이란 장기(臟器)가 인체의 화학 공장과 같아서 약을 쓸 때 지나치면 중독 현상이 있고, 모자라면 해독시켜 버리기 때문에 상당히 세심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한방에서는 간이 나무(木)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 봅니다. 나무가 쉼 없이 자라고 가지를 쭉쭉 뻗는 것처럼 간도 쉬지 않고 여러 기능을 하면서 온몸에 기운이 뻗어가도록 작용하는, 한마디로 몸 안에서 기(氣)의 원활한 흐름을 주관하는 중심 기관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예부터, 간의 기운이 잘 돌아서 성격이 강한 사람을 '간 큰 사람'이라 하고, 겁 없이 위험한 일을 벌이거나 함부로 덤비면 '간땡이가 부었다'라고 합니다. 반대로 간의 기능이 약해서 소심하고 조심성 많은 사람을 '간이 작다'라 하고, 겁나서 몸이 오글거리면 '간이 콩알만 해졌다'라고 합니다.

간(肝)은 장군, 비장(脾臟)은 보급관… 간염 치료, 왜 둘을 함께 봐야 하나
한방에서는 간염의 치료에 있어서 특히 간과 비장(脾臟 :지라)의 관계에 주목하는데, 간이 기(氣)의 자유로운 흐름을 담당하여, 몸의 여러 시스템이 조화롭게 작동하도록 지휘하는 '군대의 장수'와 같다면, 비장은 소화와 흡수의 중심으로, 음식을 에너지와 혈액으로 변환하여 필수적인 영양과 지속력을 제공하는 '군대의 보급품 저장 관리자'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간과 비장은 그 역할이 서로 다르면서도 밀접한 상호 보완 관계에 있는데 비유하자면 시누이, 올케와도 같습니다.

간의 기 흐름이 원활하면, 비장의 변환과 운반 기능을 지원하고 비장이 영양분을 분배하고 혈액을 혈관 안에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비장은 충분한 혈액을 제공하여 간이 해독 기능을 수행하고 몸 전체의 기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이 조화에 차질이 있으면 건강에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간의 기가 정체되면 비장의 운반과 변환 능력에 영향을 미쳐 피로, 소화 문제, 식사 후 포만감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비장이 약해지면 혈액을 혈관 안에 유지하는 데 실패하여 출혈 장애나 멍이 드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간의 해독 기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생간건비탕과 소시호탕, '간과 비장'을 동시에 다스리는 한방 처방의 원리
한방에서 간염의 치료제로 쓰이는 대표적 처방은 생간건비탕(生肝健脾湯)과 소시호탕(小柴胡湯)을 들 수 있는데 생간건비탕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간의 기능을 살리는 것(生肝)'은 물론 '비장의 기능을 살리 데(健脾)'에도 좋은 약재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간과 비장의 상호 보완 관계를 고려한 것입니다.

'소시호탕' 역시 '소간해울(疏肝解鬱: 간의 기운을 소통시키고 울혈을 풀어줌) 기능이 탁월한 약재인 시호(柴胡: 뫼 미나리)와 비장의 기능을 보(補)하는 반하(半夏 : 끼무릇)와 황금(黃芩 :속 썩은 풀) 같은 약재가 들어가는데 역시 간과 비장의 보완 관계를 고려한 것입니다. 이러한 처방들은 병든 간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간의 독소를 제거해주는 동시에 습(濕)과 열(熱)을 없애 주면서 소화력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간염을 생각보다 빠르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구기자, 검정콩, 결명자… 간 기능 개선 돕는 생활 속 한약재
간염에 좋은 한약재로는 구기자(枸杞子), 흑두(黑豆 :검정콩), 결명자(決明子), 인진(茵蔯 :사철쑥) 등이 있습니다. 구기자는 간 기능을 좋게 하고 콩팥의 기능을 돕기 때문에 정력에도 좋고 눈과 귀를 맑게 해주며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줍니다. 검정콩은 간과 콩팥 기능을 보하고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하면 간염이나 위염을 낫게 합니다. 결명자는 간과 쓸개로 들어가서 열을 풀어주고, 위를 튼튼하게 하면서 정장(淨腸)작용도 하며, 잘 알려진 것처럼 눈을 맑게 해주기도 합니다.

간염 특효약 '인진쑥',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 될 수도"
인진의 경우는 담즙 분비를 항진시키고 해열과 이뇨에 효능이 있어서 간염과 황달에는 특효약이라 할 수 있는데 복용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인진을 그냥 쑥의 일종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반 쑥은 식용이며 사철 채취가 가능하지만, 인진은 특정 질환에 사용하는 약용 식물이며 3월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은데 이때 나오는 인진을 구분해서 '춘인진(春茵蔯)'이라 하고 잎에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하여 '면인진( 綿茵蔯)'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일반 쑥은 몸을 데우지만 인진은 정반대로 열을 내려주는데 특히 간의 열을 내려주고 담즙 분비를 돕기 때문에 간염이나 황달의 치료제로 탁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인진쑥이 간 건강에 좋다고 함부로 복용하면 안 됩니다.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몸이 냉하거나 기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으며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약, 간장약, 항응고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인진쑥 성분이 간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약리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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