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연상호 감독에게 등 돌린 팬들이 돌아올 마지막 기회" 짜증 연기의 대가이자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박정민이 연상호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노개런티로 참여한 '얼굴'에서 1인 2역의 놀라운 얼굴을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재증명할 채비를 마쳤다.
2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참석했다.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박정민/권해효 분)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참석했다.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연상호 감독이 '얼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이뉴스24 DB] |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박정민/권해효 분)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인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연상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과감한 전환점을 보여주면서도, 그의 작품들을 관통해온 강렬한 에너지와 도덕적 복잡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영화제 측의 평가로 화제를 모은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든든한 '파수꾼'으로 자리 잡은 박정민은 생애 최초 1인 2역 도전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연기한다. 여기에 선인부터 악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입체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권해효 역시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역할로 새로운 부류의 호연을 보여 줄 예정이다.
여기에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총출동해 다채로운 연기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영상화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얼굴'이 엔딩에서 주는 감정이 있는데 너무 귀하다. 이런 감정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 감정을 관객과 느껴보고 싶었다"라며 "이 감정이 상업적으로 가치 있음을 설명하기 힘들었다. 귀한 감정이고 포인트라고 타인에서 전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라고 생각했다. 영화 만드는 방식도 다각화하고 싶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작을 하게 됐다"라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얼굴' 포스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얼굴'은 20여 명의 스태프와 3주 동안의 촬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5번의 대화로 된 신을 배우들이 구조를 잘 만들어줬다. 단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몰입되고 빠져들게 연기로 디자인을 해주셨다"라며 "배우와 감독이 다이렉트로 미리 소통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신을 만드는 과정을 겪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기동성이 있어서 직관적인 회의를 바로 도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리얼한 연기와 신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영화에 적합한 제작 방식이었다"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박정민은 "임동환은 시각장애인이자 전각 장인인 아버지를 아주 존경하는 마음으로 지내는 아들이다. 경찰에게 어머니가 백골로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고 사진이 없는 장례를 치르다가 어머니의 죽음을 파헤치게 된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박정민은 연기 잘하는 배우다.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됐다"라며 "연기파 배우라고 하면 박정민 이름 세 글자를 떠올려야 한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박정민은 "조롱 아니냐. 제가 현장에서 실수했나"라고 되물었다.
또 연상호 감독은 "깊어진 짜증이 있다. 예전에는 연기하며 짜증을 낸다 정도였는데, 이제는 짜증의 결, 깊이가 있다. 영화를 보여드리면 '깊이있는 짜증'이라고 느낄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짜증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걸 직관해서 영광이다"라며 "심지어 초반에는 참는 연기가 있다. 관객을 불안하게 만든다. 짜증 엄청 잘 내는 사람인데 참으니까 영화의 텐션을 만든다"라고 해 웃음을 더했다. 그러자 박정민은 "제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진지하게 장문의 메시지로 보내셨다. 기분이 이상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배우 박정민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1인 2역을 먼저 제안했다는 박정민은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간다. 아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버지까지 연기하면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아서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살짝 던졌는데 넙죽 받으시더라. "출연료를 아끼려고 그러나" 농담처럼 얘기하기도 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그래"라고 하시더라.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권해효는 "작고한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봐온 저는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라고 시각장애인 연기를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권해효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박정민은 "제가 촬영을 조금 먼저 했다. 선배님이 그걸 보시고 제 연기를 따서 해주셨다"라며 "얼굴이 엄청 닮지는 않았는데 제 연기를 따와서 화면에 녹여주시니까 감독님과 "이건 진짜 권해효 선배님 같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 선배님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 그는 "존경하는 선배님인데, 같이 연기하고 있으면 넋 놓고 보게 된다. 제가 도장 파는 걸 배웠는데 감독님이 "아무리 그렇게 도장 파봐라. 저 얼굴이 나오나"라고 얘기를 하셨다. '이건 장인이다'라며 무릎을 꿇은 순간이다"라고 권해효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1인 2역 연기가 재미있었다는 박정민은 "서로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 젊은 임영규를 연기하니 임동환으로서의 감정이 깊어지는 것이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생소하고 새로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짜증 연기'에 대해선 "'지옥'이라는 시리즈를 통해 이것이 오피셜이 됐고, 프레임이 씌워졌다"라며 “그런데 이번엔 '짜증에 결이 생겼다'라고 하신다. 다음에 연상호 감독님과 같이하면 절대로 짜증을 내지 않겠다. 웃으면서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배우 신현빈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어머니 정영희 역을 맡은 신현빈은 "얼굴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방법의 표현이 있어야 했다. 얼굴 표정을 줄인다면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접근했다"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정영희는 '불편한 정의'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불편한 정의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생각했다"라며 "정영희의 얼굴을 사람들이 표현하는데, 정영희의 얼굴이 중요한 영화라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신현빈 배우가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손, 어깨 움츠림 등으로 표현을 많이 했다"라며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데 감정이 오히려 전달이 많이 되는 느낌이 있어서 표현을 잘해줬구나 싶어 놀랐다"라고 감탄했다.
김수진 PD 역을 맡은 한지현은 "악의적이고 이기적인 면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점점 진실을 보고 정영희의 마음에 공감하며 변모하는 모습을 인간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지현은 박정민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실제 짜증을 내고 있어서 무섭다고 했는데 밥 먹을 때 얘기를 많이 나눴다.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에 박정민은 당황하며 "더워서", "한지현 배우에게 짜증을 낸 적은 없다. 카메라 앞에서 그런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이 작품을 위해 직접 도장 파는 걸 배웠다는 박정민은 "못 파는 건 쉽다"라며 "여러 가지로 엉망진창인데 파서 선물을 했다. 그나마 제일 잘 판 것이 신현빈이다. 제일 마지막에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신현빈은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았다"라며 "야외라 날씨가 더운데도 그늘에 오지도 않고 뭘 하나 보니 도장을 파더라. 생각보다 잘 파더라"라고 회상했다.
또 신현빈은 "대본에도 찍어보고 여기저기 사용해야지 했다. 놀라웠다"라고 연신 감탄했다. 박정민은 "도장 파는 건 시간이 잘 간다. 재미있다"라며 "도장 가게에 갔는데 사장님이 저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권해효 선배님이 등장하니까 "권해효 씨. 악수 한번 합시다. 내가 좋아하는 권해효 씨"라고 하셨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연상호 감독,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얼굴'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이뉴스24 DB] |
'얼굴'은 9월 개봉이라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연달아 극장가에 공개된다.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저는 이병헌 배우와 박정민 배우의 맞대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두고 이병헌 배우와 박정민 배우가 9월에 맞붙는다"라고 해 박정민을 당황케 했다. 이병헌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극구 거부한 박정민은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정리했다.
또 그는 "저희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라며 "'어쩔수가없다'를 저도 극장에서 볼 테니까 '얼굴'도 보러 와달라. 파이팅"이라고 훈훈한 마무리를 했다.
하지만 곧 박정민은 노개런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굉장히 후회한다. 이렇게 나오실지 몰랐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박정민은 "좋은 영화, 좋은 이야기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연상호 감독님을 제가 사모한다. 같이 있으면 편하다. 작품 얘기도 많이 한다. 계획과 프로젝트에서 제가 도와줄 게 있으면 도와드리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박정민은 "제작비도 적다고 하니까 몇 푼 달라고 하는 것이 속된 말로 '짜치는 느낌'이라 화끈하게 열정과 의리로 가겠다고 했다. 큰 의미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저희가 준비한 금액이 약소해서 화난 줄 알았다. 저희끼리는 술렁술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여기에 더해 임성재는 마지막 인사 시간에 "연상호 감독님에게 등을 돌린 팬분들이 다시 돌아올 찬스이자 마지막 기회다"라며 꼭 극장에서 영화를 봐달라고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얼굴'은 오는 9월 11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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