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로봇 조작능력 높이는 AI 등장

헤럴드경제 구본혁
원문보기

로봇 조작능력 높이는 AI 등장

속보
국방부, 여인형·이진우·곽종근·고현석 중징계 처분
KAIST 전산학부 박대형 교수팀
변형 물체 상태 정밀하게 파악
복잡한 케이블도 척척 풀어내
산업·서비스 지능형 자동화 기대
박대형(오른쪽) KAIST 교수와 송민석 석사과정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로봇팔을 점검하고 있다. [KAIST 제공]

박대형(오른쪽) KAIST 교수와 송민석 석사과정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로봇팔을 점검하고 있다.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불완전한 시각 정보만으로도 변형 물체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케이블 및 전선 조립, 부드러운 부품을 다루는 제조업, 의류 정리와 포장 등 다양한 산업 및 서비스 분야 지능형 자동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전산학부 박대형 교수 연구팀이 탄성 밴드처럼 형태가 연속적으로 변하고, 시각적으로 형태를 구별하기 어려운 물체도 로봇이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인‘INR-DOM(아이엔알-돔)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로봇이 관측한 부분적인 3차원 정보만으로 변형 가능한 물체의 전체 형상을 완전하게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조작 방식을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로봇이 특정 과제를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강화학습과 대조학습을 결합한 새로운 2단계 학습 구조를 도입했다. 학습된 제어기는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기존 기술 대비 월등히 높은 과제 성공률을 달성했으며, 실제 로봇 실험에서도 복잡하게 얽힌 고무줄을 풀어내는 등 높은 수준의 조작 능력을 선보여 변형 물체를 다루는 로봇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변형 물체 조작(Deformable Object Manipulation, DOM)은 로봇 공학의 오랜 난제 중 하나다. 변형 물체는 무한한 자유도를 가져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고, 스스로 일부를 가리는 자기-가림 현상으로 인해 로봇이 전체적인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잠재 신경 표현(Implicit Neural Representation)’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로봇이 관측한 부분적인 3차원 정보(점 구름)를 입력받아, 보이지 않는 부분을 포함한 물체의 전체 형상을 연속적인 곡면으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로봇은 마치 사람처럼 물체의 전체적인 모습을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INR-DOM 기술을 로봇에 탑재해 실험한 결과,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고무링을 홈에 끼우거나, O링을 부품에 설치하거나, 꼬인 고무줄을 푸는 세 가지 복잡한 과제에서 모두 기존 최고 성능의 기술들보다 월등히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가장 어려운 과제였던 풀기 작업에서는 성공률이 75%에 달해, 기존 최고 기술(ACID, 26%)보다 약 49% 높은 성과를 거뒀다.

송민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로봇이 불완전한 정보만으로도 변형 물체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복잡한 조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제조, 물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협력하거나 인간을 대신해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