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K-팝 정체성 덕 케데헌 ‘소다 팝’ 인기”

헤럴드경제 고승희
원문보기

“K-팝 정체성 덕 케데헌 ‘소다 팝’ 인기”

서울맑음 / -3.9 °
‘케데헌’ OST 프로듀서 빈스
“음악·장면 융합시켜서 인기
흉내보다는 한글 가사에 신경”
GD 피처링 신곡 ‘차차차’ 발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극중 악령돌 ‘사자보이즈’가 부르는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 작사·작곡에 참여한 빈스  [더블랙레이블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극중 악령돌 ‘사자보이즈’가 부르는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 작사·작곡에 참여한 빈스 [더블랙레이블 제공]



‘유어 마이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팝(You‘re my soda pop My little soda pop)’….

캔 뚜껑 따는 소리와 함께 귀에 착 감기는 가사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소다 팝(Soda Pop)’이다. 청량한 K-팝 보이그룹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온 ‘소다 팝’의 창시자는 작곡가 겸 가수 빈스(VINCE).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하며 웃었다.

빈스는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태양의 ‘나의 마음에’ ‘바이브(VIBE)’, 블랙핑크 ‘셧다운(Shut Down)’, 리사 ‘머니(MONEY)’ 등 빅뱅과 블랙핑크의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만든 음악 프로듀서다.

그는 ‘케데헌’에서 극중 악령돌 ‘사자보이즈’가 부르는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Your Idol)’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요즘에는 이 뜨거운 인기를 체감하면서도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이다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빈스는 “멜론 1위라고 하면 ‘와 멜론 1등이다’ 하고 좋아했을 텐데, 빌보드는 실감조차 안 돼 ‘이게 진짜인가’ 싶기만 하다”며 웃었다.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은 국내를 넘어 주류 음악시장의 상징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애니메이션 자체의 스토리 구성도 좋았지만, 장면마다 음악과의 융합이 훌륭했다”며 인기 비결을 짚었다.


음악 작업은 ‘케데헌’ 공개 1~2년 전에 모두 마쳤다. 그래서 그간 곡 작업을 잊고 지내다 ‘케데헌’이 큰 인기를 누리자 이렇게까지 큰 반응이 올 줄 몰랐다고 그는 몇 번이나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내 음악 커리어 가운데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케데헌’의 OST가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K-팝을 흉내 낸 것이 아니라 K-팝 프로듀서진이 누구보다 K-팝의 정체성을 살려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K-팝이기에 한글 가사를 넣으려 최대한 노력했어요. 발음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영어로 먼저 가사를 쓴 뒤, 한국어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영어 발음과 비슷하게 하려고 했어요. ‘소다 팝’의 ‘원해, 원해, 원해’ 같은 가사는 외국인들이 ‘원트 잇, 원트 잇, 원트 잇(want it, want it, want it)’으로도 불러줄 거란 생각도 했어요.”


빈스는 K-팝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퍼포먼스까지 염두해 곡을 썼다. 그는 “K-팝은 퍼포먼스가 중요한 장르인 만큼 같은 곡 안에서도 드라마틱하게 흐름을 자주 바꿨다”며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은 따라부르기 쉽게 했고, 춤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구간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빈스가 K-팝 업계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3학년 때 뮤직 비즈니스로 전과해 학업을 마쳤다. 이후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던 중, 취미로 만든 음악을 눈여겨본 더블랙레이블 수장 테디의 눈에 들어 2016년부터 ‘테디 사단’으로 함께하게 됐다.

그동안 작곡가로 꾸준히 활동했지만 틈틈이 자신의 곡도 발표했다. 지난 18일에는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새 싱글 ‘차차차’도 냈다. 이 곡은 경쾌한 라틴풍 차차 리듬을 더한 힙합 알앤비(R&B) 곡이다.


하필 발매일이 지드래곤의 생일이었다. 빈스는 “의도치 않았는데 여름이 되기 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지드래곤 형, 이거 형 생일날 나올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버렸다”며 “형의 생일에 오히려 내가 선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빈스와 지드래곤은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작업을 통해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지드래곤은 빈스의 피처링 제안에, 특유의 말투로 “너 스타가 되고 싶니?”라고 말하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빈스는 “지드래곤 형은 직접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도 쓰고, 녹음도 디렉팅하는 수준의 아티스트여서 배우는 점이 많다”며 “아무에게나 피처링해주는 분은 아니니, 이번 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음원 성적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고 음악의 길로 접어든 지도 어느덧 10년 차가 됐다. 그는 “더블랙레이블에서 음악을 작업하며 느끼는 건, 나의 고집을 너무 내세우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과 의견을 주고받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그랬을 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점”이라며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것이 아티스트 빈스가 원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