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이 지난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채상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준장)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가 있었던 당일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사건 재검토를 위한 사건이첩 보류 가능성”에 관해 통화하면서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최근 특별검사팀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단장은 당시 통화에서 언급된 사건이 ‘채 상병 순직사건’인 것으로 인지했다고 한다. 특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항명 혐의 수사를 하라는 상부의 지시와 대통령실과의 관련성을 김 단장이 짐작했을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단장은 특검 조사에서 2023년 7월31일 오후 박 전 보좌관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김 단장은 당시 “보고된 사건을 재검토하기 위해 사건이첩을 보류하는 게 맞느냐”는 취지의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재검토 및 보류하려는 사건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김 단장은 채 상병 사건이 당시 현안이었기 때문에 박 전 보좌관이 언급한 사건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결과’와 관련된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한다.
박 전 보좌관의 질문에 김 단장은 “(이첩 보류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 통화 내용 등을 종합해 이첩보류 및 사건 재검토 지시가 하달되는 과정에 김 단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이 통화가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결과와 관련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31일 이뤄진 점을 보면, 김 단장이 윗선의 채 상병 사건 개입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김 단장은 2023년 8월2일 박정훈 대령에 대한 항명 혐의 수사 지시에 대해 대통령실을 비롯한 ‘윗선과의 관련성’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도 특검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국방부 검찰단은 2023년 8월2일 당시 경북경찰청에서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기록을 회수했고, 동시에 박 대령에 대한 항명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김 단장이 지난해 7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했던 내용 중 상당수에 대해 위증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도 본다. 당시 김 단장은 “(박 대령 항명 혐의) 수사와 관련해 어떠한 지시나 지침을 받은 기억이 없고 수사팀 논의를 거쳐 제가 전적으로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한 자신의 휴대전화에 대해선 ‘기록을 고의로 지운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검은 이날까지 김 단장을 여섯번 불러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단장은 특검에 출석하면서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입건한 것은 본인의 판단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제 판단”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대장들만 채 상병 사건의 혐의자로 적시하는 것이 경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생각 안 했다”고 답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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