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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이 검찰 때린 조국, 조기 전대로 ‘초고속 복귀’

조선일보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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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이 검찰 때린 조국, 조기 전대로 ‘초고속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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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 ‘당대표 모시기’ 나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맞아 단행한 특별사면·복권 대상으로 이날 풀려났다./박성원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맞아 단행한 특별사면·복권 대상으로 이날 풀려났다./박성원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면서 당 대표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범여권은 조 전 대표가 내년에 서울·부산시장 선거 또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합당 가능성을 점치는 여권 인사들도 적지 않다.

조 전 대표는 15일 0시에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그는 조국당을 상징하는 남색 재킷과 파란색 넥타이, 청바지 차림으로 지지자들 앞에 섰다. 조 전 대표는 “오늘 저의 사면·복권과 석방은 검찰권을 오·남용해온 검찰 독재가 종식되는 상징적 장면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징역 2년을 확정했던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 무마 사건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말은 없었다. “저에 대한 비판, 반대, 비방을 모두 받아 안으면서 정치를 하겠다”고만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미 ‘조국 당 대표 복귀’를 염두에 둔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복권이 발표되자 이틀 만인 지난 13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를 각각 열었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현 지도부의 임기를 단축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새 당대표의 임기는 내년 6·3 지방선거 기간을 포함해 2년이 되도록 했다.

조국혁신당은 14일 다시 최고위를 열어 당대표·최고위원 선거를 관리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조만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조기 전대 개최를 승인받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수감되면서 대표직을 내놨던 조 전 대표를 빠르게 복귀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조기 전대 시기는 추석 이후가 유력하다고 한다. 황명필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추석과 국정감사 기간을 감안하면 빨리 하더라도 9월이나 10월 초는 어렵다”고 했다. 김선민 당대표 대행은 KBS라디오에서 “많은 당원과 지지자가 조 전 대표 복귀를 바라고 계신다”며 “전대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최대한 당겨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임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안팎에선 조 전 대표가 짧게 휴식을 취한 뒤 다음 주부터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곧바로 복당 신청서를 내고 각지를 돌며 인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사면을 도와줬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직후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올해 ‘검찰·사법 개혁’ 정국과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조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조 전 대표가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모르겠지만, 일단 (쉬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대행은 “지금 과제는 내란의 종식과 권력 기관 개혁의 완수”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전 대표 출소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석방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린다”며 “곧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 “민주 진보 진영은 단결해야 한다”는 조 전 대표 말을 담은 기사 제목도 인용했다.

조 전 대표는 구치소를 나오면서 “헌법적 결단을 내려주신 이 대통령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또 “윤석열을 비호하는 극우 정당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심판받아야 하고, 민주 진보 진영은 더욱 단결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과제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두 당이 결국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여권에서 나온다. 다만 “합당론은 시기상조”라는 발언도 양당에서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김 대행은 “민주당과 조국당은 지난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에서 아주 경쟁을 했고, 저희가 이기기도 했다”며 “합당 논의는 너무 성급하고 일방적인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행은 “조국당이 지난 총선에서 진보 진영의 파이를 넓혔고, (민주당의) 대안 정당이 하나 있는 것에 국민들이 안심하신다”고도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합당은 조국당이) 내부를 정리하고 조국 혁신의 비전을 잘 설계한 다음에 이야기할 문제”라며 “당장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것”이라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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