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출격 22초만에 72개 모의 표적 다 파괴했지만 폭탄 8개 남아
당시 조종사 회고 “작전계획관으로부터 스마일 얼굴 좌표 승인 받아”
당시 조종사 회고 “작전계획관으로부터 스마일 얼굴 좌표 승인 받아”
2003년 9월 10일, 미국 유타주의 테스트ㆍ훈련장(UTTR) 상공에 B-2 ‘스피릿(Spirit)’ 폭격기가 떴다. 이날 비행은 22억 달러(약 2조3770억 원ㆍ1997년 도입 시 기준)짜리 이 스텔스 폭격기가 한번 떠서 얼마나 대단한 정밀 타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 공군은 이 훈련장에 1.6㎞ 길이에 달하는 사막 비포장 활주로에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으로 관제탑ㆍ연료 탱크ㆍ일반 건물ㆍ격납고ㆍ주차장ㆍ헬기 착륙장ㆍSA-6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등 9개의 모의 표적을 설치했다.
장착된 폭탄은 500파운드급 JDAM(합동직격탄) 80발. 폭발 장치는 제거되고, 충돌 시 크레이터(crater)만 남기도록 설계된 훈련용 폭탄이었다. 각 폭탄은 꼬리날개에 탑재된 GPS 보조 유도장치를 통해 개별 표적에 명중하도록 프로그래밍됐다. 비행에 나선 B-2 폭격기는 일시에 무장창을 열었고, 약 22초 만에 모든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
이를 위해 미 공군은 이 훈련장에 1.6㎞ 길이에 달하는 사막 비포장 활주로에 컨테이너 박스와 차량으로 관제탑ㆍ연료 탱크ㆍ일반 건물ㆍ격납고ㆍ주차장ㆍ헬기 착륙장ㆍSA-6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등 9개의 모의 표적을 설치했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모의 표적들 |
장착된 폭탄은 500파운드급 JDAM(합동직격탄) 80발. 폭발 장치는 제거되고, 충돌 시 크레이터(crater)만 남기도록 설계된 훈련용 폭탄이었다. 각 폭탄은 꼬리날개에 탑재된 GPS 보조 유도장치를 통해 개별 표적에 명중하도록 프로그래밍됐다. 비행에 나선 B-2 폭격기는 일시에 무장창을 열었고, 약 22초 만에 모든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
2003년 B-2가 투하한 훈련용 JDAM이 개별 모의 표적을 관통한 모습. |
그런데 폭탄이 남았다. 지난 7일 미 제8공군 사령관인 제이슨 아마고스트 소장은 미 공군ㆍ우주군협회가 주최한 강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표적용 컨테이너 박스가 모자라, JDAM으로 스마일 얼굴을 그렸다”고 말했다. 미 제8공군은 미국의 전략 폭격기 B-2와 B-1, B-52를 운용한다.
당시 실제로 테스트 폭격을 했던 톰 르보 예비역 중령도 7월28일 캘리포니아 주의 한 비행박물관에서 JDAM과 B-2 폭격기의 정확성을 보여주는 강연에서 “72개의 표적을 다 제거했지만, 8개의 폭탄이 남아서 작전계획관의 승인을 받아 추가 목표 지점을 정해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남은 JDAM 훈련용 폭탄 8개를 투하해 '스마일 얼굴'을 그렸던 B-2 테스트 조종사 톰 르보 예비역 중령이 7월 28일 수십 개 표적을 동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B-2의 폭격 능력을 설명하고 있다./유튜브 스크린샷 |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B-17 폭격기가 18.3m × 30.5m 크기의 표적 한 개를 CEP(원형오차 한계)가 1 km인 상황에서 50% 확률로 명중시키기 위해 1,500회 출격해 250파운드(113㎏)짜리 폭탄 9000발을 투하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말했다.
미 군사전문 매체인 TWZ는 “20여 년 전 B-2가 표적이 모자라 JDAM으로 스마일 얼굴을 그렸다는 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JDAM은 기존의 폭탄에 GPSㆍ관성유도 장치를 붙인 정밀유도폭탄으로, 비교적 신형 무기였다. 폭격 테스트를 한 B-2도 한 번에 80발을 모두 투하할 수 있도록 신형 ‘스마트 폭탄’ 랙(rack)을 장착했다. 단시간 대량 투하에 따르는 기체 안전성을 우려해, 그때까지 11회의 폭격 테스트가 진행됐다. 미군은 현재 폭탄 중량 500파운드(226㎏)ㆍ1000파운드ㆍ2000파운드 JDAM을 보유하고 있다.
아르마고스트 소장은 이 테스트 폭격 사례를 들며 “폭격기는 전투기와 비교할 때 활용 가능 능력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나고, 둘을 조합하면 상호 보완 효과가 뛰어나다”며 “우리 동맹국들은 전투기를 영향력[전력 투사 능력] 행사 수단으로 운용하지만, 둘을 통합 운용하면 완전히 다른 괴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차대전 때만해도, 한 개의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대규모 편대와 많은 인력이 동원돼 위험에 노출됐지만, 정밀 유도무기 혁신을 거치며 단일 항공기가 단일 표적을 공격하게 됐고 이제 B-2가 배치되면서 다수의 표적을 단일 폭격기가 동시 공격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무장창이 얼마나 크냐가 비용과 타격효율, 킬(kill)당 비용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B-2는 최대 약 60,000파운드(27톤)까지 탑재 가능하며, 미 공군에서 유일하게 3만 파운드급 GBU-57/B ‘대형 관통폭탄(MOP)’ 2발을 장착할 수 있다. MOP는 지난 6월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B-2는 너무 고가(高價)이어서, 21대만 생산(실제 운용은 19대)하고 제조가 중단됐다. 미 공군은 B-2보다 스텔스 기능은 더 뛰어나면서 폭탄 탑재량은 적은 6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를 최대 145대까지 구입한다는 계획이다. B-21은 2026~2027년 실전 배치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B-2를 “어메이징 머신(amazing machine)”이라며 B-2의 개량형 버전을 대량 주문했다고 발표했다. B-21 생산에 주력하는 노스럽 그루먼 사는 B-2의 ‘새 버전’ 생산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TWZ는 “표적이 모자라 모의 활주로에 웃는 얼굴을 그린 폭격 일화는 B-2 폭격기가 방공망이 밀집된 적진 깊숙히 대량 정밀 타격을 가해 짧은 시간 안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B-2는 앞으로도 미 공군의 결정적인 전력(silver bullet)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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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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