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좌우 양쪽서 ‘대통령 임명식’ 불참, 광복절날 둘로 쪼개지는 나라

조선일보 조선일보
원문보기

[사설] 좌우 양쪽서 ‘대통령 임명식’ 불참, 광복절날 둘로 쪼개지는 나라

속보
'강등' 정유미 검사장 인사명령 취소 집행정지 신청 기각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광복절 행사 무대. 대통령실은 광복절 행사와 함께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에 약 1만 명의 국민을 초청할 예정이다. /뉴스1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광복절 행사 무대. 대통령실은 광복절 행사와 함께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에 약 1만 명의 국민을 초청할 예정이다. /뉴스1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광복절 오후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날 광복절 행사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나눠 치러지는데, 오후엔 축제 형식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이 열린다. 야당은 오전 공식 행사만 참석하고 오후 임명식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다.

야당이 이 대통령 임명식에 참석하지 않는 건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단행된 사면 때문이다. 야당은 이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사면한 여권 인사 중 납득할 수 없는 사람들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국민도 이런 지적에 공감한다. 자녀의 입시 비리를 공모한 조국 전 장관 부부는 교육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었으며, 윤미향 전 의원은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2년형을 받은 은수미 전 성남시장,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증거를 인멸해 유죄를 받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도 사면됐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 임명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 대통령의 우군인 민노총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이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복절날 대통령 임명식을 함께 갖겠다는 계획은 추진 단계부터 논란이 됐다. 나라를 되찾은 지 80년을 맞는 기쁨을 기념하는 의미가 분산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특히 올해 광복 80주년은 계엄·탄핵 등 정치적 상황 때문에 3·1절, 임시정부 수립일 등 광복을 기릴 만한 날이 평년보다 존재감 없이 지나갔다. 그래서 광복절은 광복절 행사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굳이 광복 80주년에 임명식을 여는 건, 자신의 취임을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 중 하나로 만들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12·3 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그리고 자신의 대선 승리 과정을 ‘빛의 혁명’이라고 부른다. 3·1 운동과 광복,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계승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런 바람은 좌우 양쪽에서 임명식 불참 통보로 빛이 바래게 됐다. 이념·정파 구분 없이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광복 80주년에 둘로 쪼개진 나라 모습을 확인하게 될 모양이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