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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0.8% 유지…2차 추경에도 성장률 1% 견인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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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0.8% 유지…2차 추경에도 성장률 1% 견인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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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전망 수정, 5월 전망과 동일
관세협상 영향 미미…불확실성 지속
내년 성장률 1.6%…건설투자 회복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지연 KDI 전망총괄. KDI 제공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지연 KDI 전망총괄. KDI 제공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전 국민 소비쿠폰 등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살아났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악화한 건설경기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봤다.

KDI는 12일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기존 5월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앞서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우리 성장률을 0.8%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올해 초 우리 성장률을 1.8%로 내다봤지만, 조만간 발표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경제성장전략)'에서 대폭 낮출 가능성이 크다. 특히 KDI가 0.8%를 전망한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 수준으로 유지할지 관심이다. 삼성증권(1.1%)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은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성장률 하향의 주된 이유는 건설경기 악화였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건설투자는 계속 안 좋았고, 부진이 점점 완화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여파 등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8.1%)을 기존 전망보다 3.9%포인트 낮춰 잡았다.

2차 추경으로 연간 성장률 0.1%p↑


5월 전망 이후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2차 추경으로 민간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게 대표적이다. KDI는 추경으로 우리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 0.2%포인트, 연간으로는 0.1%포인트 상승할 거라 봤다. 정 실장은 "금리는 계속 내려갔지만, 5월 전망 때 이 점을 반영했다"며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준 건) 대부분 추경 효과"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은 성장률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5월 전망에 이미 반영했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관세 등 품목별 관세 내용이 불명확해 관세가 인상됐을 때 성장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이 탓에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 지수도 최근 10년 평균(232) 대비 15배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해 수출 증가율도 작년(6.8%)보다 크게 둔화한 2.1%로 전망했다.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대외 불확실성에도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설비투자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1.8%, 1.6%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내년에는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율(0.6%) 둔화에도 건설투자(2.6%) 등 내수 부문이 반등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정 실장은 "추가 재정정책으로 올해 성장률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