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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체 할인" 사장 몰래 수천만원 빼돌린 10대 알바들

이데일리 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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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체 할인" 사장 몰래 수천만원 빼돌린 10대 알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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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몰래 '계좌 이체 2000원 할인' 내걸고
손님에 자신 계좌로 이체 유도한 알바女
사장 "약 5000만원 상당 피해 봐, 신고 안 했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한 수제 초콜릿 매장에서 일하던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장 몰래 ‘계좌 이체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자신의 계좌로 물품 대금을 빼돌린 사연이 전해졌
(사진=JTBC '사건반장')

(사진=JTBC '사건반장')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수제 초콜릿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오픈한 매장의 매출이 크게 떨어져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한 달 매출은 평균 4000만원을 넘었지만, 매출이 어느 시점부터 수직 하락해 지나달 1000만원대가 나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불경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생각한 A씨는 한 손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손님이 “계좌이체하면 2000원 할인해줬는데 지금은 할인행사를 안 하느냐”고 물은 것이다.

A씨는 계좌 이체 할인 행사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이 손님은 직접 2000원 할인을 받은 이체 내역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체 내역에는 매출이 떨어진 매장에서 일하던 알바생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사진=JTBC '사건반장')


알바생들이 범행은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알바생은 손님이 들어오자 카운터 안에 숨겨둔 안내판을 보여줬고, 손님은 이 안내판을 보고 계좌이체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손님이 떠나자 알바생은 다시 안내판을 숨겼다.

또다른 영상에는 손님이 계좌이체 결제를 요청하고 입금 내역을 보여주자, 카운터 안에 있던 알바생의 휴대폰에 ‘입금 알림’ 문자가 도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지인에게 손님인 척 가게를 방문해달라고 했고, 지인은 보디캠을 달고 문제의 매장에 방문했다. 그러자 이 알바생은 ‘계좌이체 시 2천원 할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은 안내판을 다시 꺼내뒀고, 이 모습은 고스란히 보디캠에 잡혔다.


알바생들은 잘못을 추궁하자 인정하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알바생은 빼돌린 돈으로 쇼핑을 하거나 배달 음식 등을 시켜 먹는 데 썼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알바생들을 해고하고 새로운 이들로 다시 채용했다. 그러자 열흘 만에 기존 매출을 다시 회복했다고 한다. A씨는 “총 피해액은 5000만원 가량 추정된다”고 했다.

다만 A씨는 알바생들이 어린 10대 학생이라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이들의 부모 역시 A씨에게 사과하며 피해 금액을 변제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믿고 고용했는데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크다”며 “다른 자영업자들도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해 제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