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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밀었던 ‘코딩’ 붐…10년 만에 구직 대참사

헤럴드경제 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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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도 밀었던 ‘코딩’ 붐…10년 만에 구직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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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한 취업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줄지어 선 모습. [게티이미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한 취업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줄지어 선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때 ‘코딩만 잘하면 억대 연봉’이라던 믿음이 10여년 만에 ‘취업 절벽’이라는 냉혹한 현실로 뒤집혔다.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로 인한 대규 감원 여파로 컴퓨터공학·과학 전공자들에 대한 채용 문이 닫히면서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퍼듀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마나시 미쉬라(21)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자라면서 어릴 때부터 ‘코딩을 열심히 배우고 컴퓨터과학 학위를 따면 초봉이 억대(10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1년간 구직 활동을 벌였음에도 지난 5월 졸업할 때까지 면접 기회를 준 곳은 멕시코 음식 체인 ‘치폴레’뿐이었다고 한다. 틱톡에 올린 그의 한탄 영상은 14만7000회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오리건주립대 컴퓨터과학과 졸업생 잭 테일러(25)도 2년간 5762곳에 지원했지만 면접 기회는 13번에 그쳤다고 한다. 그나마 정규직 제안은 전무했다.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맥도날드에 지원했지만, ‘경력 부족’으로 탈락해 현재 실업수당에 의존하고 있다.

2010년대 초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나서 코딩 교육을 장려하며 불붙은 코딩 붐은 대학 컴퓨터 전공자 수를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 미국 대학 학부 과정의 컴퓨터 분야 전공자 수는 17만 명을 넘는다.

하지만 최신 AI가 수천 행의 컴퓨터 코드를 순식간에 작성하는 등 날로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신규 개발자 채용을 꺼리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인텔·메타·MS 등 테크 거물들이 단행한 대규모 감원도 컴퓨터 전공생들의 구직에 직격탄이 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2~27세 컴퓨터과학 전공자의 실업률은 6.1%,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7.5%로, 생물학이나 미술사 전공자들의 실업률 3%의 두 배 이상 높다.

비영리기구 컴퓨팅연구협회(CRA)는 “올해 졸업하는 컴퓨터 전공자들이 특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