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화장로 4기 증설 현장을 둘러보며 화장로 AMR(자율주행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있는 화장장인 서울추모공원의 화장로가 11기에서 15기로 4기 증설돼 운영될 예정이다. 또 다른 서울의 화장장인 서울시립승화원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서울에서는 하루 207건의 화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11일 서울시는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8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증설로 서울추모공원의 하루 화장 가능 건수는 59건에서 85건으로 늘어난다.
서울시설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현재 하루 처리 가능한 화장장 건수는 112건 수준이다. 서울추모공원의 증설 화장로 규모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서울에선 하루 평균 207건의 화장이 처리 가능하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 기간 화장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화장을 위해 지방까지 원정 가는 이른바 ‘화장 대란’이 벌어지자 화장로 증설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9월 서울추모공원에 해당 공사를 시작했다.
화장장은 대표적인 기피 시설이다. 그러나 이번 화장로 증설 때는 2008년 서울추모공원을 조성 당시 남겨놨던 유휴 부지를 활용하면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인근 주민의 큰 반발 없이 순조롭게 증설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했다.
비용도 아꼈다. 부지 매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화장로 1기 공사에 18억원가량, 총 72억원이 투입됐다. 신규 화장장 건립 비용(1기당 224억원)과 비교하면 12분의 1 수준이다. 주민 협의 기간도 최소화할 수 있었고,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해 공사 기간을 5개월 앞당겼다
서울시는 또 화장 후 수골실로 이동하는 과정에 자율주행로봇(AMR)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은 정해진 노선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자동 유골 운반차 7대를 이용하고 있는데, 대신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로봇 5대를 투입해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AMR은 일부 식당에서 선보이는 ‘서빙 로봇’처럼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로봇으로 장애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동선을 짜 움직임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승화원 구형 화장로 23기 교체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서울시 내 하루 화장 가능 수량은 최대 249건까지 늘어난다. 2040년 예상 화장 수요는 하루 평균 227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신규 화장로와 유족 대기실, 공영 장례실, 산골 시설 등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화장 수요는) 인구 분포를 보면 예측 가능해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미리 해야 한다”며 “2040년 정도까지 화장 수요 증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화장로가 확보됐고, 10년 뒤부터는 2060년을 보는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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